
앤스로픽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하면서 한국 시장을 둘러싼 오픈AI와의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오픈AI가 국내 대기업·공공 시장을 선점하며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앤스로픽은 초대 대표를 선임하고 한국 사무소를 조만간 연다. 앤스로픽이 한국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서류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앤스로픽은 최근 65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가 9650억달러(약 1440조원)로 평가됐다.
당초 오픈AI와 앤스로픽은 올가을쯤 상장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앤스로픽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오픈AI와의 IPO 전면전이 가시화됐다. 앤스로픽은 17일 한국 사무소 개소를 앞두고 있다. 최근 최기영 스노우플레이크 한국 지사장을 한국 법인 초대 대표로 영입하는 등 한국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앤스로픽이 3월 발표한 경제 지수(Economic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클로드 사용량은 인구 규모 대비 기대치의 3.5배를 웃돈다. 오픈AI가 삼성SDS, LG CNS, SK AX, Corca 등과 챗GPT 엔터프라이즈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기업의 챗GPT 도입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클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기업 AX 전환을 위한 전담 부서가 새로 생겼다”며 “보안 우려 때문에 클로드를 도입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 국내 챗GPT 엔터프라이즈 파트너 관계자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이 초창기다 보니 비교적 검증된 모델을 가지고 있는 오픈AI에 집중된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는 앤스로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IPO를 추진하는 앤스로픽과 오픈AI는 비즈니스 영역이 다르다. 앤스로픽은 코딩 AI를 기반으로 한 기업간거래(B2B)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에 맞춰 한국 대표도 구글 클라우드, 어도비, 오토데스크, 마이크로소프트, 스노우플레이크 등에서 한국 사업을 총괄한 클라우드 컴퓨팅·AI 전문가를 영입했다.
오픈AI는 영상 생성 모델인 소라(Sora)나 로봇 사업 등으로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멤버십 이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노출하며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 영국, 일본, 브라질, 멕시코 등으로 챗GPT 광고 파일럿 도입을 확대하는 등 B2C도 함께 가져가는 모양새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미토스’는 한 달 만에 1만건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등 보안 위협 패러다임을 바꿨다. 미토스 접근권 확보를 추진하던 한국 정부는 최근 오픈AI의 정부·기관용 신뢰기반 사이버 접근 프로그램(GTAC)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GPT 5.5-사이버 등 오픈AI의 최신 고성능 AI 모델 접근 권한을 얻었다. 오픈AI는 ‘한국 사이버 액션 플랜’도 가동한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한국은 정부가 AI를 주도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을 선점하려면 정부와 반드시 손을 잡아야 한다”며 “특히 이번처럼 보안 이슈와 엮인 가운데 정부가 오픈AI와 전면적으로 협력하게 되면서 공공 분야에 순식간에 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앤스로픽의 급속한 성장세에서 변수는 데이터센터 등의 인프라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전력 소모 문제도 크다”며 “앤스로픽의 미토스 등 추론 모델은 트래픽 사용량이 많아 이미 전체 데이터센터 용량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