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수도권에 처음 등장해 시민들을 경악게 했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올해는 예년보다 더 이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등산객의 몸을 새카맣게 뒤덮는 것은 물론, 이제는 도심 주택가와 상권까지 점령했다. 특히 작년에는 이 벌레를 수천 마리씩 잡아 햄버거를 만들어 먹는 기괴한 유튜버까지 등장하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정밀 예측 모델에 따르면 올해 러브버그의 본격적인 활동 기간은 6월 15일부터 29일 사이가 될 전망이다. 특히 개체 수가 가장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활동 최성기'는 6월 24일로 점쳐졌다. 이는 지난해보다 이틀이나 앞당겨진 수치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봄철 기온 상승이 러브버그의 시계추를 앞당겼으며, 특히 서울의 '열섬 현상'이 이들의 확산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러브버그 떼로 정상 부근이 마비됐던 인천 계양산은 이제 '방제 전쟁터'로 변했다. 지자체는 올해 똑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 유인물질 포집기 100대와 특수 조명으로 벌레를 빨아들이는 3m 높이의 고공 포집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장비 무게만 200kg에 달해 민간 헬기까지 동원되는 진풍경이 벌어질 예정이다.
또한 드론을 활용해 유충 단계에서 미생물 방제제를 살포하는 등 성충이 되기 전 '싹을 자르는' 선제 공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러브버그는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떼로 몰려다니는 특유의 생김새 탓에 시민들이 느끼는 혐오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로 관련 민원은 1년 새 수천 건에서 만 건 가까이 폭증했다. 환경 당국은 러브버그가 생태계 순환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민들의 정서적 피해가 극심한 만큼 강력한 방제 대책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와중에 2025년 한 유튜버가 계양산에서 잡은 러브버그 수천 마리로 패티를 만들어 먹는 영상을 올려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러브버그는 날개가 약해 분무기로 물만 뿌려도 쉽게 떨어뜨릴 수 있다. 지자체는 무분별한 화학 살충제 사용이 다른 유익한 곤충까지 죽일 수 있다며 '친환경 방제'를 권고하고 있다. 이들은 불빛에 모여드는 습성이 있으니 가급적 야간 조명을 줄이고 밝은색 옷보다는 어두운색 옷을 입는 것이 러브버그의 간택을 피하는 비결이다.
차량이나 유리창에 붙었을 때도 원리는 같다. 마른 수건으로 곧바로 문지르기보다 물을 충분히 뿌려 불린 뒤 닦아내는 것이 좋다. 사체가 오래 붙어 있으면 얼룩이 남거나 제거가 어려워질 수 있어 발견 즉시 물청소를 하는 편이 낫다. 집 안 유입을 줄이려면 방충망과 창틀 틈새 점검이 우선이다. 러브버그는 작은 틈으로도 실내에 들어올 수 있어 방충망이 찢어졌거나 창틀 사이가 벌어진 곳은 보수해야 한다. 실내에 들어온 개체는 살충제를 뿌리기보다 진공청소기나 휴지, 물티슈 등을 이용해 제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