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운임 상승에 수익성 압박 확대

국내 타이어업계가 미국발(發) 관세 부담에 더해 유럽연합(EU)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이 통보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 급등에 더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EU 규제 당국은 최근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을 업체별로 통보했다. 중국 현지 생산 물량을 유럽에 수출하는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약 29.9% 수준의 반덤핑 관세율을 통보받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3.4% 수준으로 상대적으로는 낮다. 최종 관세율은 다음 달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유럽 시장 내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로컬 업체들 역시 50%가 넘는 관세율이 거론되면서 유럽 시장 전반의 가격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타이어 기업들은 EU의 반덤핑 관세 부과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EU 조사 과정과 산정 방식에 대해 이의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EU 반덤핑 관세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사 과정 및 산정 방식 등에 대해 필요한 부분은 관련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소명하기 위해 이의제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현지 생산 확대와 생산지 전환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2공장 가동률 향상과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생산지 전환 등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EU 관세 이슈에 더해 중동 지정학 리스크까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합성고무 핵심 원재료인 부타디엔과 카본블랙 가격이 오르고 있고, 홍해·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로 해상운임과 전쟁보험료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관세보다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이 실제 수익성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타이어 기업들은 지난해 미국의 관세 정책에도 프리미엄·전기차용 타이어에서 선전한 만큼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1분기 고인치·전기차용 제품 판매 확대와 북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9% 늘어난 5069억원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역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유럽 시장 판매 증가 등을 바탕으로 1분기 실적을 방어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저가 공세와 EU 규제,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겹치면서 글로벌 타이어 공급망 재편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향후에는 유럽 현지 생산 체계와 공급망 다변화 여부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