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1년 만에 200%가 넘는 경이로운 상승률 기록하며 7800선에 안착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추가 상승'과 '속도 조절'이라는 두 갈래 길에서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실적이 뒷받침된 건전한 강세장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특정 업종 쏠림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는 양상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 2025년 5월 9일 2577.27에서 11일 7822.24로 장을 마감하며 1년 새 약 3배 가량 치솟았다. 지수 200% 상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하면서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6410조8801억원으로 집계되며 코스닥 시장과 함께 국내 증시 시총 7000조원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런 급격한 상승을 두고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서울 정도의 상승세"라며 우려를 표했다.
허 교수는 "1년 전 2300~2400선에 머물던 지수가 7000선을 넘긴 것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가파르다"며 "과거 닷컴 버블 당시에도 장밋빛 전망 속에서 막대한 투자가 이어졌지만, 결국 승자가 결정된 후 나머지 기업들의 투자는 '과잉 투자'로 판명되며 사이클이 꺾였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차증권 김재승 연구원은 현재의 상승장이 닷컴버블이나 2021년의 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2021년에는 전체 밸류에이션이 14배까지 치솟으며 이익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비싼 구간이었지만, 현재 반도체 업종의 PER은 5.17배 수준으로 20년 평균인 10배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293% 급증하는 동안 주가는 135% 상승에 그친 만큼, 이익 상향 속도에 비하면 지금의 주가는 오히려 정당화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두 전문가의 견해차는 투자자들의 진입 시점을 두고도 극명하게 갈렸다.
허 교수는 '나만 소외될 수 없다'는 포모(FOMO) 심리로 시장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구간 자체가 굉장히 높은 지점에서 들어가는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며 "앞으로 전개될 롤러코스터 장세를 감내할 수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반도체 이외의 업종이 올랐다면 불편했겠지만, 오직 이익이 나는 반도체 중심으로만 지수가 오르는 현상은 오히려 시장이 건전하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거시 경제 환경에 대한 시각도 엇갈렸다. 허 교수는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한국은행의 금리 경로 수정 등을 언급하며 "차입 비용 상승이 AI 랠리에 암초가 될 수 있다"고 본 반면, 김 연구원은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국내 반도체 종목들은 여전히 '키 맞추기'가 필요한 저평가 상태"라며 실적 기반의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김 연구원 역시 지수의 무한 상승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기관 투자자나 연기금 입장에서 특정 국가나 섹터가 이처럼 급격하게 비대해지는 것은 자산 배분 관점에서 큰 부담"이라며 "한국 증시가 강해질수록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비중을 덜어내려는 욕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코스피의 현 레벨은 이익 증가세에 기반한 정당한 상승 구간에 놓여 있어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자산 배분 관점에서의 '포트폴리오 편중'은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