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하나은행 조사 사흘 만…금융권 확대 여부 촉각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가 은행권에 이어 증권업계로 번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한 지 사흘 만에 메리츠증권까지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세정당국의 칼끝이 금융권 전반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에 조사 인력을 보내 세무조사에 필요한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번 조사는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 조사 성격으로 전해졌다. 서울청 조사4국은 기업 탈세 의혹 등 특별 세무조사를 주로 담당하는 조직으로 재계에서는 강도 높은 조사 부서로 인식돼 있다.
국세청은 메리츠증권의 세금 탈루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이나 조사 범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투자은행(IB)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야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PF 영업 관행과 내부통제를 둘러싼 논란도 잇따랐다.
메리츠증권은 2024년 PF 대출 연장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를 받았다. 전직 임원이 재직 중 다른 금융기관에서 가족회사 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1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사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한 세무조사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서울청 조사4국은 8일 서울 중구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본사에 인력을 투입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하나금융이 세무조사를 받은 것은 2022년 정기 세무조사 이후 처음이다.
조사 시점도 관심을 키우고 있다. 최근 정부 안팎에서 금융권 구조개혁과 공공성 강화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은행과 증권사를 상대로 한 비정기 세무조사가 연달아 진행됐기 때문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중저신용자의 금융 소외 문제를 구조적 모순으로 지적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6일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취약하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국세청 조사가 특정 회사에 그치지 않고 다른 금융사로 확대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국세청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개별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정보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