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기업’ 쇼핑 큰손 등극⋯올해 들어서만 400억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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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태계 공급망 지분 전방위 확대
황 CEO “승자 가리지 않고 투자”
‘순환 투자’에 대한 우려와 기대 교차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AI 투자자 역할까지 적극 나서 주목된다. 이는 자사 칩에 대한 수요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AI 공급망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CNBC는 10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지난해부터 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으며 올해 들어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고 보도했다. 또 올해 들어서만 AI 인프라 기업 전반에 걸쳐 400억달러(약 59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확정했고, 투자 대상을 상장사까지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상장사들과 최소 7건의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를 체결했다. 또 팩트셋에 따르면 약 20건의 비상장사 초기 단계 투자 라운드에도 참여했다.

엔비디아는 7일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아이렌에 최대 21억달러, 그 전날에는 유리ㆍ광섬유 제조업체 코닝에 최대 32억달러 투자를 하기로 했다. 두 기업은 엔비디아의 투자 발표에 주가가 급등했다.

엔비디아의 최대 투자 기업은 2월에 300억달러를 투입한 오픈AI이다. 또 앤스로픽ㆍxAIㆍ인텔ㆍ 마벨ㆍ루멘텀ㆍ코히어런트ㆍ코어위브ㆍ네비우스 등에도 자금을 넣었다.

투자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비상장 주식 보유 규모는 1월 말 기준 222억5000만달러로 1년 전 33억9000만달러에서 급증했다. 인텔 투자 수익 등을 바탕으로 공개·비공개 지분 투자 평가이익만 총 89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엔비디아의 투자 범위는 광범위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한 팟캐스트에서 “훌륭한 기반 AI 모델 기업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모두에게 투자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승자를 가리지 않는다. 모두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20일 1분기 실적 발표를 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그날 확대되는 투자 포트폴리오 규모와 재무적 영향을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이러한 광폭 투자 행보는 단순 칩 공급을 넘어 AI 공급망 전체를 자사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 나아가 칩 제조를 넘어 AI 생태계 전반으로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

동시에 고객사를 중심으로 한 투자에 대해 자사 수요를 인위적으로 떠받치기 위한 ‘순환 투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웨드부시의 매튜 브라이슨 애널리스트는 “이는 닷컴 버블을 팽창시켰던 ‘벤더 파이낸싱(판매자 금융)’에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엔비디아가 이를 잘 실행한다면 ‘경쟁력 있는 해자(competitive moat)’, 즉 지속적인 경제적 우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즈호증권의 조던 클라인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핵심 기술과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는 매우 영리한 자금 활용”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네오클라우드 투자는 “엔비디아가 자사 GPU 판매를 미리 지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벤 바자린 역시 “만약 시장 사이클이 꺾이면 수요가 실제 수요였는지, 아니면 엔비디아의 재무 지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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