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리그 됐다”…삼성 노조, 이번엔 노노갈등 폭발 [우리만의 리그에 갇힌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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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배분안 놓고 노조 내부 충돌
DX 조합원 “전사 공통재원 마련해야”
DS 중심 협상 기조에 내부 반발 확산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전 마지막 조정 절차에 돌입하는 가운데 노조 내부 갈등이 오히려 더 격화하고 있다. 성과급 재원 배분 방식을 둘러싸고 디바이스솔루션(DS)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노조 간 충돌이 커지면서 ‘노사 협상’보다 ‘내부 이익 배분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경쟁이 격화하는 와중에도 노조가 산업 경쟁력이나 공급망보다 사업부별 몫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1~1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오는 21일로 예고된 총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공식 협상 국면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정 결과에 따라 총파업 현실화 여부는 물론 삼성 내부 조직 안정성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노조 공동투쟁본부 내부에서는 협상 전략보다 성과급 배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더 부각되는 분위기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반도체를 담당하는 DX부문 조합원들은 전사 공통 재원을 확보해 사업부별 격차를 줄이는 방향의 성과급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메모리 호황 여부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현재 구조로는 사업부 간 격차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사후조정 노측 대표인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해당 안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DS부문 중심 협상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초기업노조 운영 방식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DX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초기업노조를 표방하면서 특정 사업부 이해만 반영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TV·가전·모바일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최근 수익성 둔화와 중국 업체 공세로 실적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반면 DS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사업부 간 온도 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내부 갈등은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동투쟁본부 내부에서 협상 전략과 요구안 우선순위를 두고 의견 차가 커질 경우 총파업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파업 명분보다 내부 주도권 경쟁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재계는 이번 사태를 단순 노사 갈등이 아니라 삼성 내부 이익 배분 충돌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HBM과 첨단 패키징 경쟁력 회복을 위해 대규모 투자 확대와 조직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노조 내부 분열이 길어질 경우 생산 차질뿐 아니라 조직 결속력 약화와 인재 이탈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 경쟁보다 내부 이익 배분 논리가 더 커지는 모습”이라며 “노사 갈등에 노노 갈등까지 겹치면 생산 차질 리스크와 조직 피로도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초기업노조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로는 기업 내부 성과 배분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산업 경쟁력이나 협력사 생태계까지 고려하는 논의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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