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정복의 길①] 현재는 부작용 우려⋯완치 가능 탈모치료제 미충족 수요 커

“약을 먹자니 부작용이 걱정되고, 안 먹자니 머리가 계속 빠집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탈모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환자 상당수는 치료를 망설인다. 탈모 치료제의 효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각종 부작용 우려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탓이다. 암은 물론 비만도 정복하는 시대에 탈모만큼은 효과가 좋으면서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약을 찾기 어렵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탈모 치료에는 탈모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 또는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약물이 사용된다. 대표 성분으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이 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테스토스테론이 탈모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억제하는 약이다. DHT는 모낭을 점차 위축시켜 머리카락을 가늘고 짧게 만드는데, 남성형 탈모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두타스테리드는 피나스테리드보다 더 넓은 범위의 효소를 억제해 DHT 감소 효과가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녹시딜은 이와 달리 두피 혈류와 모낭 활동을 촉진해 모발 성장을 돕는 약이다. 약해진 모낭의 성장기를 연장하고 모발이 다시 굵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실제 치료 현장에서는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와 미녹시딜을 병행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탈모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성욕 감소, 발기 기능 저하, 사정 장애, 사정량 감소 등 성기능 관련 증상이 꼽힌다. 여성형 유방(여유증)이나 유방 압통, 우울감, 무기력감 등을 호소하는 사례도 보고된다.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를 낮춰 전립선암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주의 요소다.
바르는 미녹시딜은 비교적 안전한 탈모 치료제로 평가받지만 부작용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이 사용 초기에 일시적으로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쉐딩(shedding) 현상이다. 두피 가려움이나 화끈거림, 각질, 접촉성 피부염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얼굴이나 이마 등에 원치 않는 털이 자라는 다모증도 자주 언급된다.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시작한 약이기 때문에 경구제(먹는 약)로 투약하면 심박 수 증가, 두근거림, 혈압 저하 등을 겪을 수 있다.
여성형 탈모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 선택지가 남성형 탈모보다 훨씬 제한적이란 점도 지적된다. 가임기 여성이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하면 남아 태아의 생식기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복용은 물론 부서지거나 깨진 약을 만지는 것도 금기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탈모 치료제들의 가장 큰 한계는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탈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큼에도 아직 획기적인 신약은 등장하지 않았다.
모낭은 단순히 머리카락이 자라는 피부 조직이 아니라 호르몬과 면역, 혈류, 줄기세포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기관이다. 머리카락은 성장기와 퇴행기, 휴지기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교체되는데, 이 과정에는 호르몬과 영양 상태, 염증 반응, 노화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특정 원인 하나만 차단한다고 탈모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상 시험도 쉽지 않다. 모발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성장기·퇴행기·휴지기의 주기도 개인차가 크다. 또한 탈모는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질환이면서 건강한 사람이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하므로 부작용에 대해서도 엄격하다. 결국 탈모 환자들이 원하는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안전한’ 약을 만드는 일은 온갖 난치·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온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손꼽히는 난제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