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랑 살래요”…日 초혼 4명 중 1명 ‘연상연하 부부’

기사 듣기
00:00 / 00:00

1990년 14.3%에서 2배 가까이 증가
日 20대 신랑 중 47%는 아내가 연상
남녀 결혼 시기 늦어지며 편견 사라져
女 결혼 연령 높아질수록 출산율 하락

(그래픽=이투데이)

오랫동안 동아시아 지역 결혼에는 암묵적인 공식이 존재했다. 남성은 나이가 많고 경제적 기반을 책임지며, 여성은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구조다. 일본과 한국 모두 이런 결혼문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공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초혼 기준, 부부 4쌍 가운데 1쌍은 ‘아내가 연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일본 후생노동성과 요미우리신문 보도 등에 따르면 이런 추세는 꾸준히 증가세다. 후생노동성의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초혼 부부 가운데 아내가 남편보다 나이가 많은 비율은 2024년 기준, 25.5%로 집계됐다. 전체 초혼 부부 4쌍 가운데 1쌍 이상은 ‘아내가 연상’인 셈이다. 이는 1990년 14.3%와 비교하면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반면 남편이 연상인 전통적 결혼 형태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일본 사회에서 결혼은 오랫동안 성 역할 분업과 연결돼 있다. 남성은 경제 활동을 담당하고 여성은 가정을 책임지는 형태였다. 자연스레 남성이 연상인 경우가 많다. 사회 역시 이를 안정적인 결혼 모델로 인식했다.

특히 여성의 경제 활동 확대가 결정적인 변화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여성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성의 전문직과 관리직 비중 확대 추세도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처럼 남성의 경제력에 의존해야 결혼이 가능한 시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여성들이 결혼 상대를 선택할 때 나이보다 성향과 가치관, 생활 방식의 조화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1.1세, 여성 29.8세로 여전히 남성이 높다. 다만 격차는 과거보다 좁아졌다. 평균값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분포 변화다. 과거처럼 ‘남성 연상’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던 구조에서 점차 다양한 형태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 국가데이터처, 日후생노동성 (그래픽=이투데이)

한국 역시 흐름은 비슷하다. 올해 3월 통계청 혼인통계(2025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연상 아내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연상 아내’ 비율은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20.2%까지 상승했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연상 아내 부부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한국의 변화 배경 역시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의 학력 수준과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졌고, 결혼 자체가 늦어지면서 연령 차이에 대한 인식도 약해졌다. 과거에는 남성의 직장 안정성과 연령이 결혼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맞벌이 가능성이나 생활 가치관의 일치가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한국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남녀 모두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남성이 반드시 연상이어야 한다’는 인식도 약화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고령화와 저출산을 겪는 상황에서 결혼 방식 변화는 출산 시점과 가족 형태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성의 결혼 연령이 높아질수록 출산 시기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특히 일본에서는 20대 남성일수록 연상 여성과 결혼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일본 결혼정보업체 파트너에이전트는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20대 남성 성혼자 가운데 47.6%가 연상 여성과 결혼했다”며 “젊은 층에서 나이와 성별 역할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결혼관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