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견은 심장·노령묘는 신장…반려동물 ‘나이별 질병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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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농진청, 동물병원 의료데이터 26만여 건 분석
강아지는 외이염 많아…성체묘는 구강·비뇨기 질환 잦아

▲서울 영등포구의 ‘우리동네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반려동물을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영등포구)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줄이려면 ‘나이별 질병 관리’가 중요하다는 국내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반려견은 어린 시기 외이염 등 질환이 많고 노령기에는 심장·신장 질환이 늘어나는 반면, 반려묘는 성체 이후 구강·비뇨기 질환이 주요 질환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의료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예방검진과 펫보험 상품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질병지도’가 제시된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6일 국내 연구진이 동물병원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반려견과 반려묘의 생애주기별 주요 질병 특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질병방역과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82개 동물병원에서 수집한 의료데이터 50만여 건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중복 자료와 비정형 자료를 제외하는 정제 과정을 거쳐 반려견 22만여 건, 반려묘 3만9000여 건이 최종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인공지능(AI) 분석 체계를 구축하고, 국제 표준 수의학 용어체계로 질병명을 표준화했다. 이후 전문가 검수를 거쳐 연령대별 질병 발생 패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국내 반려견의 생애주기는 1년령 이하 강아지, 2~5년령 젊은 성체, 6~10년령 성숙 성체, 11~15년령 노령 등 4단계로 구분됐다. 반려묘는 2년령 이하 새끼 고양이, 3~8년령 젊은 성체, 9~12년령 성숙 성체, 13~15년령 노령으로 나뉘었다.

반려견은 어린 시기에는 유치잔존, 잠복고환 등 성장 과정과 관련된 질환이 확인됐다. 유치잔존은 젖니가 제때 빠지지 않고 영구치와 함께 남아 있는 질환이다. 성체 이후에는 피부염, 외이염, 방광결석증 등 피부·비뇨기 질환이 주요 질환으로 나타났고, 노령기에는 이첨판폐쇄부전, 전신 고혈압, 신장결석증, 만성 신장질환 등 심장·신장 관련 만성질환 비중이 커졌다.

생애주기별 다빈도 질환을 보면 반려견 강아지와 젊은 성체, 성숙 성체에서는 외이염이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노령기에는 이첨판폐쇄부전이 가장 많았고 외이염, 전신 고혈압, 신장결석증, 만성 신장질환이 뒤를 이었다.

반려묘는 어린 연령에서 결막염, 외이염, 호흡부전, 폐렴 등 감염성·호흡기 질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성체 이후에는 치주질환, 구내염, 방광염, 방광결석 등 구강·비뇨기 질환이 주요 질환으로 나타났다. 노령기에는 만성 신장질환, 전신 고혈압, 비대성 심근병증,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만성질환 발생 비율이 증가했다.

반려묘의 경우 새끼 고양이 단계에서는 결막염이 가장 많았고, 젊은 성체는 치주질환, 성숙 성체와 노령기에는 만성 신장질환이 각각 1위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이번 연구 결과가 연령별 예방검진과 건강관리 프로그램 설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의 반려동물 보험상품 개발과 보장체계 고도화에도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석진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질병방역과장은 “이번 연구는 국내 동물병원 대규모 의료데이터와 AI 기반 표준화 방법론을 결합하여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를 과학적으로 구분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미영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반려동물 예방의료 확대와 진료비 부담 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펫보험 업계 및 동물의료계 등과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한편, 예방 중심의 반려동물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동물 의료정보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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