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산업의 급격한 팽창이 불러온 글로벌 전력 수요 폭증으로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유례없는 슈퍼 사이클을 맞이하며 주가가 동반 급등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KODEX AI전력핵심설비' ETF는 무려 79.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뜨거운 테마로 부상했다. 단기 자금 쏠림이 극대화된 가운데 전력 인프라 테마는 3주 연속으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가격과 수급이 동시에 폭발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전력기기 업종의 강세는 단순히 심리적 요인이 아닌 실질적인 수요 상향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정부의 '2040년 전력수요 전망 잠정안'을 보면 우리나라의 2040년 목표 수요는 최대 694.1TWh로 상향 조정되었으며 이는 11차 전기본에서 전망한 2038년 전력소비량 624.5TWh(테라와트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기존의 경제 및 사회 변수를 반영한 모형수요는 둔화했으나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의 폭발적인 추가 수요가 전체 전망치를 강력하게 견인한 결과다.
특히 AI 고도화에 따른 GPU 서버의 고밀도화와 고전력화가 전력 인프라 부하를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GPU 랙당 전력 소비량은 2026년 16.5kW에서 2040년 51.4kW로 3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며 이에 따른 데이터센터향 전력 수요는 투입 장비의 성능 향상에 힘입어 10TWh 이상 추가 상향 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기에 새롭게 발표된 2035 NDC 반영으로 인한 전기화 추가 수요까지 겹치며 국내외 전력망 확충은 중장기적인 과제로 급부상했다.
이런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주요 전력기기 대형주들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S ELECTRIC은 5대1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 정지 기간을 거쳤음에도 4월 한 달 동안 93.6%의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으며 효성중공업은 59.3%, HD현대일렉트릭은 50.5% 오르는 등 주요 종목들이 나란히 급등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가이드 상향과 탄탄한 수주 잔고 모멘텀을 바탕으로 견고한 주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중소형주 중에서는 일진전기가 압도적인 실적 지표를 바탕으로 성장의 신기원을 열고 있다. 밸류파인더의 일진전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2조446억원, 영업이익 151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고수익 미주 지역 수주 잔고 비중이 73.6%에 달해 강력한 이익 성장세를 입증했다. 홍성 공장 증설을 통해 변압기 생산 능력을 기존 2200억원에서 4300억원 규모로 두 배 확충하며 강력한 매도자 우위 시장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가시성 또한 장기화되는 추세로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산업재 섹터의 이익 상향이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HD현대일렉트릭과 일진전기, 산일전기 등은 2027년까지 확고한 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으로 꼽혔으며 글로벌 전력난 심화에 따라 이미 2029년 인도분까지 수주를 선확보하는 등 장기 실적 성장이 가시화된 상태다. MSCI KOREA의 12개월 예상 EPS 성장률이 80.5%에 달하는 가운데 전력기기 주가 상승은 실적 성장을 동반한 합리적 랠리로 평가받는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가이던스 상향과 수주 잔고 모멘텀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면서 "다만 단기적으로는 자금 쏠림이 극대화되어 가격과 수급이 동반 폭발하는 구간인 만큼 추세 추종과 함께 세밀한 과열 관리와 리스크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