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계 “조작기소 특검법, 명백한 위헌…한 사람 위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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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원칙·이해충돌 방지 위배 지적
영장전담판사 별도 지정도 도마 위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별검사’ 법안을 두고 법학계에서 위헌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피고인인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재판을 다룰 특검 임명에 관여하고, 그 특검이 사실상 공소 취소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특검 제도의 본질에 어긋날 뿐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 원칙에도 반한다는 비판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다. 법안은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검찰·국정원·감사원이 야당 등을 상대로 표적수사와 선택적 증거 채택 등을 통해 조작수사·조작기소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구체적으로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부동산 등 통계조작 사건 등 12개 사건이다.

문제는 특검이 이미 재판에 넘겨진 사건의 공소 유지까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한 대목이다. 현재 발의된 특검법은 특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검사가 수사·기소 또는 공소 유지 중인 사건에 대해 이첩을 요구할 수 있고, 요구받은 기관의 장은 이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특검이 이첩받은 사건의 공소 유지 업무를 수행한다고 명시했다. 특검이 공소 유지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공소 취소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학계에서는 해당 특검법이 특검 제도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특검은 대통령이나 검찰총장 등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들 때문에 검·경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도입하는 제도”라며 “이번 특검은 대통령 영향력 때문에 공정한 수사가 안 된다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선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특검은 정식 수사기관이 적절히 수사하지 못할 경우 도입하는 것”이라며 “이번 특검은 되레 집권여당 측에서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면에서 비판이 거세다. 장 교수는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은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제기됐고 일부는 법원에서 인정돼 재판이 종결되기도 했지만, 그 사건들로 특검을 도입한 적은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해서만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법 앞의 평등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특검법에 서울중앙지법원장이 특검이 청구한 영장의 심사를 전담할 법관 1명 이상을 보임한다고 규정돼 있는 것을 놓고도 “선례 없는 차별적 조항”이라며 “영장 기각률 상승을 막기 위해 전담판사를 두는 것이고, 해당 판사가 외압을 받을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도 “정식 수사기관을 이용하지 않고 특검을 자꾸 이용하는 것은 지금 검찰 개혁이 실패했다고 자인하는 꼴”이라며 “한 사람을 위한 특검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특검을 직접 임명한다는 면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 교수는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위해 대통령이 민주당과 함께 특검을 임명하는 구조”라며 “이해 당사자가 그런 식으로 특검을 임명하는 것이 이해충돌이 아니면 무엇이 이해충돌이겠냐”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조작기소 특검법과 관련해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와 절차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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