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북구가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해운대 광안리만큼 화려하지도, 중구나 영도처럼 먹거리, 볼거리가 많지도 않다.
400년 전통의 구포시장을 빼고 나면 북구를 소재로 뭔가 얘깃거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변방의 북구가 한동훈-하정우의 낙향으로 전국에서 가장 핫플레이스 됐다.
북구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약 5조 3천억 원 규모로 부산 전체의 약 4.6% 수준에 머물고, 1인당 GRDP 역시 부산 평균의 절반 수준에 가까운 약 1,900만 원대에 그친다. 제조업 기반이 약하고 도소매·음식·복지 중심의 서비스업 구조에 치우친 전형적인 '주거형 도시'라는 한계가 그대로 반영된 수치다.
여기에 재정자립도 9.9%라는 지표는 북구가 자체 성장 동력 없이 외부 재원 의존도가 높은 구조임을 방증한다. 부산에서 영도구에 이어 뒤에서 두번째 수치이다.
문제는 이 내부에서도 다시 ‘격차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화명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북구을 지역은 교육·주거 인프라가 집적된 반면, 구포·덕천·만덕을 포함한 북구갑 지역은 상대적으로 노후 주거지와 전통 상권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같은 구 안에서도 성장 축과 정체 구간이 분리된 이중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북구갑은 이번 선거에서 단순한 기초선거를 넘어선 상징성을 띠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북구갑 선거 구도가 사실상 한동훈 대 하정우의 양강 구도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배경에는 역사성과 지리적 축이 맞물려 있다. 북구 구포는 일제강점기부터 낙동강 3대 포구 중 하나로 꼽히며 물류와 상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여기에 김해·양산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벨트의 관문이라는 입지까지 더해지면서, 북구갑은 단순한 주거지역을 넘어 서부산 전체의 성장 축을 좌우할 전략 거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는 지역 대표를 뽑는 차원을 넘어, 낙동강 축의 미래 주도권을 둘러싼 상징적 대결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미래 산업과 변화를 상징하는 ‘아이콘 대결’”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구도는 더욱 상징적으로 압축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정부와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라인과 연결된 ‘미래형 카드’로 하정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야권에서는 보수 재편의 상징으로 한동훈 전 대표가 일렁이는 구도다.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2일까지의 네이버 검색량 추이들을 살펴보더라도 양극화는 도드라 진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이재명-전재수의 화랑 하정우’ 대 ‘보수 재건의 계백 한동훈’이라는 상징적 프레임까지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선거공학적 변수도 작동한다. 한동훈 후보가 사실상 ‘국민후보’로 인식되는 포지셔닝을 확보할 경우, 사표 방지 심리에 따른 표 쏠림이 발생하며 보수 진영 표를 결집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박민식, 이영풍 예비후보 간 경선을 진행 중인 국민의힘 내부 사정상 단일화 과정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지역 정치권에서는 한동훈이 이러한 프레임을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4일 예비후보 등록을 앞둔 한 전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강서 실내체육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 북갑의 우선순위를 부산의 1번으로 끌어올리고 대한민국의 1번으로 끌어올리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7~28일 부산 북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3자 가상대결에서 하 전 수석 30%, 박 전 장관 25%, 한 전 대표 24%로 나타나 오차범위 내 혼전 양상을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결국 북구갑은 지금 단순한 지역 선거가 아니라 부산 정치 지형 재편과 차기 권력 구도의 전초전 성격까지 띠고 있다.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한 서부산 전략, 산업 구조 전환, 정치 세력 재편이라는 세 축이 한 지점에서 맞물린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