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 업계 존립 우려 고조
“금융·법률 등 업무 90% 이상 자동화 가능”
“고소득·고학력·전문직군부터 재편 시작 예상”

앤스로픽이 올해 들어 산업 전반과 노동시장을 동시에 흔드는 ‘가장 강력한 교란자’로 떠올랐다. 앤스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의 고성능에 대한 충격으로 시장에는 ‘사스포칼립스(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대붕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사무직 일자리가 대거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도 고조됐다.
3일 포춘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1월 클로드의 업무용 모드인 ‘클로드 코워크’를 공개한 데 이어 법률·금융·보안·코딩·영업·마케팅 등 지원에 특화된 코워크용 무료 플러그인 11종을 공개했다.
새 서비스는 인간 전문가를 대체할 수준의 AI 에이전트 도구라는 평가가 확산되며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했던 2월 3일 하루 동안에만 소프트웨어(SW) 관련 시가총액이 최소 2850억달러(약 420조원) 증발하기도 했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존재론적 위협으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당시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스(SaaS)’와 ‘종말(아포칼립스)’을 합성한 ‘사스포칼립스’라는 위기가 부상한 결정적 시점으로 꼽힌다.
노동시장에 미친 충격파의 중심에도 앤스로픽이 있다. 앤스로픽 연구진은 3월 ‘노동시장에 관한 AI 영향’ 보고서를 통해 AI가 이론적으로 수행 가능한 업무와 실제 사용되는 업무 비율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결과 AI는 이미 이론적으로 △비즈니스·금융 △컴퓨터 및 수학 △경영관리 등 분야에서 90% 이상의 인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4위 사무 및 행정 업무도 약 90% 수준까지 자동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로 대체 위험이 가장 높은 직업으로는 변호사·금융 애널리스트·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을 꼽았다.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은 여성 비중이 평균보다 16%포인트(p) 높고, 임금은 47% 더 높은 데다 대학원 학위 보유 비율도 약 네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고학력의 여성 전문직 종사자가 AI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포춘은 “과거 자동화가 공장 노동자와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했다면, 최근 AI는 변호사·금융 애널리스트·프로그래머·사무직·컨설턴트 등 이른바 화이트칼라 전문직까지 영향권에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여기에서 나아가 ‘화이트칼라 대공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2007~2009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실업률이 5%에서 10%로 두 배가량 상승했는데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도 작년 5월 액시오스와 인터뷰에서 “AI가 향후 1~5년 안에 초급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절반을 없앨 수 있으며, 실업률을 10~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발언했다.
포춘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AI 활용도를 반영해 조직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면서 “일부 기업은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으며 반복적 사무 업무와 초급 전문직 역할을 AI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