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보험료' 내세운 5세대 실손 6일 출시⋯ 우량 가입자만 갈아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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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유인책 지연에 초기 흥행 미지수
저이용자만 이동 땐 손해율 개선 효과 제한

▲(사진=AI 생성)

보험료를 파격적으로 낮춘 ‘5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가 임박했지만 보험업계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보험료 인하라는 강력한 무기에도 불구하고 기존 가입자를 끌어올 핵심 장치는 도입이 지연된 데다, 자칫 병원 이용이 적은 ‘우량 가입자’만 빠져나가는 역선택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6일 5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5세대 실손은 현행 4세대 대비 보험료를 30~50%가량 낮추는 대신, 비급여 보장을 중증·필수의료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 골자다.

문제는 상품 출시와 가입자 전환을 이끌 유인책 사이에 시차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1·2세대 가입자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계약 재매입’과 ‘선택형 특약’ 도입을 검토해 왔으나, 해당 방안은 하반기나 돼야 시행될 전망이다. 상품은 먼저 나왔지만 정작 갈아탈 ‘명분’은 한동안 부재한 셈이다.

구세대 실손 가입자들이 선뜻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명확하다. 1·2세대 실손은 보험료가 비싸지만 자기부담금이 낮고 보장 범위가 넓다. 반면 5세대는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비중증 비급여 보장이 대폭 축소된다. 실제로 5세대 실손의 비중증 비급여 보상한도는 연간 1000만원으로 제한되며 통원은 회당 20만원, 병·의원 입원은 회당 300만원 한도가 적용된다.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제 이용이 잦은 가입자 입장에서는 보험료 절감보다 보장 축소에 따른 타격이 더 크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가입자 양극화’다. 의료 이용이 적고 보험료 부담을 크게 느끼는 저위험 가입자만 5세대로 이동하고, 보험금 청구가 많은 고위험 가입자는 보장 혜택이 큰 1·2세대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구세대 실손의 손해율 개선 효과는 미미한 채 오히려 위험도 높은 가입자만 남게 되는 ‘역선택’이 심화될 수 있다.

결국 5세대 실손의 성패는 향후 도입될 전환 유인책의 실효성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보험료 할인만으로는 기존 가입자의 보장 축소 우려를 상쇄하기 어렵고, 계약 재매입 비용 부담을 둘러싼 보험사 간 이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5세대 실손이 신규 가입자나 의료 저이용자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으나, 기존 가입자의 대거 이동을 이끌어내기엔 보장 공백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다”며 “의료 이용이 적은 우량 고객만 빠져나갈 경우 구세대 상품의 손해율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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