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운명 가를 재판 시작…머스크 “자선단체 훔친 셈”

기사 듣기
00:00 / 00:00

머스크 “오픈AI는 내 아이디어”
“패소 시 모든 자선단체 위험”
올트먼, 머스크 발언 전에 퇴청
오픈AI “경쟁자 괴롭히기” 반박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열린 오픈AI 영리법인 전환 관련 소송 재판 당일 법원 건물을 걸어가고 있다. (오클랜드(미국)/로이터연합뉴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운명은 물론 인공지능(AI) 산업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세기의 재판이 시작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문제 삼아 제기한 소송 첫 재판에서 양측이 정면 충돌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열린 첫 변론 기일에 첫 증인으로 나서 자신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오픈AI가 비영리 운영 약속을 어기고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상대측은 이 소송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려고 하겠지만, 사실은 매우 단순하다”면서 “자선단체를 훔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이 재판에서 패소한다면 미국의 모든 자선단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공익 문제를 강조했다.

머스크는 2015년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회사를 공동 설립하고 초기 자금 최소 4400만달러(약 650억원)를 지원했으나, 경영권 갈등 끝에 2018년 회사를 떠났다. 이후 오픈AI는 2019년 영리 자회사를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공익 목적의 영리 법인 구조로 재편했다.

특히 머스크는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와 AI 안전에 대해 논쟁을 벌인 이후 비영리 오픈AI 설립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면서 “내가 아이디어를 냈고, 내가 (오픈AI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 측 변호인 스티븐 몰로는 “머스크가 없었다면 오픈AI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머스크가 초기 인재 영입과 자금 지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자신이 제기한 오픈AI 영리법인 전환 관련 소송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클랜드(미국)/AFP연합뉴스)
반격에 나선 오픈AI 측 윌리엄 사빗 변호사는 “머스크는 초기부터 오픈AI의 영리 전환을 지지했으며 머스크가 원했던 것은 비영리 여부가 아니라 오픈AI의 지배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창업자들이 이를 거부하자 머스크가 별도의 AI 회사를 설립하고, 이후 소송을 제기한 것은 오픈AI의 발전을 저해하기 위한 괴롭힘 전략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사빗은 또 “오픈AI가 비영리 조직으로 영구 유지될 것이라는 약속은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그 약속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머스크뿐”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상당한 기여’ 주장도 부인했다. 사빗 변호사는 “공동 창업자들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며, 머스크는 가끔 나타나 조언을 하거나 일이 충분히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며 사람들에게 소리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픈AI 측은 법정에서 기부금 규모 추이를 보여주는 막대그래프를 제시했는데, 2016년부터 2020년 사이 다른 기부자들의 지원 규모가 머스크의 기부금보다 훨씬 컸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이날 법정에 출석했지만, 그는 머스크의 증언이 시작되기 전에 자리를 떠났다.

이번 재판에서 오픈AI 설립 과정과 머스크의 실제 기여도, 비영리 약속 존재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AI 산업의 지배구조와 비영리·영리 전환 문제를 둘러싼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이번 소송에서 요구하는 구제 조치에는 오픈AI의 올트먼 CEO와 그레그 브록먼 사장의 퇴진, 오픈AI 영리법인에서 비영리 모회사로 1800억달러 이상의 손해배상 지급, 영리 지배구조 전환 철회 등이 포함된다. WSJ는 “법률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이번 사건에서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은 ‘언더독’(약자)이라고 보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머스크 CEO는 이번 소송의 배심원 선정 절차가 진행된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스캠(Scam·사기) 올트먼’과 ‘그레그 스톡먼(Stockman·주식맨)’ 등 올트먼 CEO와 그레그 브록먼 사장의 이름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에 오픈AI 측 법률대리인이 머스크 CEO의 게시물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이번 재판을 맡은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머스크에 “법정 밖에서 일을 해결하려고 SNS를 이용하는 습관을 자제해보라”고 요청했다. 로저스 판사는 에픽게임즈와 애플 간 반독점 소송 등 굵직한 기술업계 사건을 담당한 인물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