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도 잠들었나"⋯미청구 퇴직연금 1300억원 찾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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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사진=챗GPT AI 생성)

회사가 폐업했다는 이유로 퇴직금을 포기했다면 한 번쯤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에 가입된 사업장이라면 적립금이 회사가 아닌 외부 금융회사에 보관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용재 공인노무사 겸 우리은행 연금사업부 차장은 28일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서 "2025년 말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주인을 기다리며 잠들어 있는 미청구 퇴직연금이 1300억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미청구 퇴직연금이 주로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았을 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주는 사업 정리에 경황이 없고, 근로자는 회사가 망했으니 퇴직금도 못 받겠다고 생각해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회사가 돈을 사내에 직접 보관하는 구조가 아니다. 회사가 퇴직급여 재원을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에 맡겨두는 방식이다. 박 차장은 "회사가 망해도 내 적립금은 그대로 살아 있다"며 "근로자가 퇴직연금 가입 사실을 모르거나 본인이 직접 지급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라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어카운트인포 앱·통합연금포털서 조회 가능

▲미청구 퇴직연금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있다. (사진=챗GPT AI 생성)

미청구 퇴직연금은 스마트폰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박 차장은 대표적인 확인 방법으로 금융결제원의 '어카운트인포 앱'과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을 꼽았다.

그는 "2024년부터 어카운트인포 앱에 미청구 퇴직연금 조회 서비스가 추가됐다"며 "본인 인증을 하면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어느 금융기관에 얼마나 미청구 적립금이 남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연금포털에서도 본인 인증을 거쳐 퇴직연금 가입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직장을 여러 번 옮겼거나 과거 근무한 회사의 퇴직연금 가입 여부를 잘 모르는 근로자는 조회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조회했다고 해서 곧바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박 차장은 "실제로 돈을 찾으려면 확인된 퇴직연금 사업자인 은행, 증권사, 보험사에 방문해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대다수 금융회사가 영업점을 통해 신청을 받고 있지만, 올해 중 대부분 금융기관이 비대면 청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는 홈페이지나 앱에서 증빙서류를 올리고 미청구 퇴직연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장은 미납 부담금도 점검해야

▲확정기여(DC)형·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제도. (사진=챗GPT AI 생성)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도 관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박 차장은 특히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장은 부담금 미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을 금융회사에 납입하는 제도다. 박 차장은 "이를 미납하면 근로자 운용 수익에 직접적인 차질이 생긴다"며 "회사가 납입 기일을 넘기면 10~20%에 달하는 지연이자를 추가 부담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고용노동부가 퇴직연금 사업자를 통해 DC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사업장 가운데 미납 부담금이 있는 곳에 납부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박 차장은 "정부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미납 부담금이 있는 사업장은 이번 기회에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장도 점검이 필요하다. 박 차장은 "DB형은 매년 재정검증을 통해 최소 적립금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고, 적립금이 부족하면 해소 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위반 횟수에 따라 2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나올 수 있다"며 "2022년부터 과태료 제도가 시행됐고,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전체 사업장을 상대로 본격 부과를 시행하겠다고 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퇴직연금은 근로자에게는 찾아야 할 노후자금이고, 사업주에게는 제때 납입하고 관리해야 할 의무다. 회사가 사라졌다고 해서 근로자의 적립금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과거 근무 이력이 있는 근로자는 미청구 퇴직연금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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