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법 개정 반대 재결집…농민·조합장 “자율성 훼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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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공동선언식 개최…국회에 신중한 논의 요구
관치 감독·감사기구 신설·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반대…“개혁 아닌 개입”

▲21일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농민과 농축협 조합장들이 다시 집단행동에 나섰다. 21일 농민 조합원 2만여 명이 참여한 결의대회에 이어 일주일 만에 국회에서 공동선언식을 열고, 농협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는 조항을 폐기하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농협 자율성 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국회에서 전국 농축협 조합장과 농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공동선언식’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선언식에서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과 관련해 △농협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관치 감독 즉각 중단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독소조항 폐기 △자회사 지도·감독권 존치를 통한 협동조합 정체성 수호 △비효율적 감사기구 신설안 철회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변경 시도 중단 등 5개 사항을 국회에 요구했다.

비대위는 21일 농민결의대회 이후에도 정부 기조가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변경, 농협감사위원회 설치 등 첨예한 논쟁이 예상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정부가 충분한 논의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권역별 설명회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비대위는 22일 대구, 24일 청주·수원에서 열린 농협법 관련 설명회에 농협 조합장과 농민단체 등이 참여했지만,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농업·농촌 현장의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날 공동선언식에는 전국 주요 농업인 단체들도 참여해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농업 단체들은 “농협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통제는 결국 농업인 지원 사업 축소와 농가 경영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농업인의 생존권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끝까지 뜻을 모아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식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농민들이 생업을 뒤로하고 또다시 국회 앞에 모인 것은 농협 자율성 상실이 곧 농업의 위기로 직결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농협법 개정은 개혁이 아닌 개입”이라며 “속도전식 입법이 아닌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를 통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오늘 집회는 농협 자율성 수호를 위한 현장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국회가 농업인, 농협 구성원, 농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대위는 이날 현장에서 낭독한 농민공동선언문을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한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농협 개혁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송 장관은 농협의 지배구조와 감사 체계, 선거제도 개선이 농업인 실익과 직결된 과제라는 취지로 언급하며 개혁 추진 의지를 밝혔다. 특히 농협 내부 통제와 책임성 강화 없이는 조합원 권익 보호와 농업인 지원 기능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제도개선을 통해 농협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장 조합장과 농민단체는 자율성 침해와 관치 확대를 우려하고 있어 농협법 개정을 둘러싼 충돌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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