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디테크놀로지 김준석 회장, 매출 감소·적자에도 ‘25억 보수’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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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셀프 연봉 인상’…실적 하락기 상여 줄이고 고정급 2.6배로
‘1억원’ 직원 평균 급여는 공시 오류로 부풀려

▲에이디테크놀로지 CI. (사진재공=에이디테크놀로지)

삼성전자의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인 에이디테크놀로지가 13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며 투자 재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수백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고군분투하는 사이, 최대주주인 김준석 회장은 실적과 무관하게 보수를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적 악화기에도 보수 총액을 유지하기 위해 고정급인 ‘급여’를 2.6배나 높이는 보수 설계를 단행한 가운데,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공시 오류로 인해 실제보다 높게 부풀려졌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최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300억원 규모의 제4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 조달은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설계 자산(IP) 확보와 연구개발(R&D) 인력 확충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회사의 유동성 확보 노력과는 대조적인 오너의 고액 보수 수령 행태를 두고 ‘책임 경영’ 실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 회장의 보수는 실적 하락이 본격화된 2022년을 기점으로 기형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연결 영업이익 114억원을 기록했던 2021년 김 회장의 보수 총액은 12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당시 기본 급여는 9억5000만원, 상여금은 2억8500만원이었다. 그러나 이익 규모가 44억원으로 급감한 2022년, 김 회장은 10억원의 거액 상여금을 받으며 총보수를 25억1200만 원으로 단숨에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에이디테크놀로지 실적 및 오너, 직원 급여 등 추이.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더욱 논란이 되는 지점은 적자 전환 이후의 행보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2021년 실적이 정점에 오른 이후 이듬해 매출이 반토막났다. 이어 2023년(영업손실 174억원)과 2024년(영업손실 170억원)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성과와 연동되는 ‘상여금’을 지급할 명분이 사라지자, 회사는 김 회장의 고정급인 ‘급여’ 항목을 손질했다. 2021년 9억5000만원이던 기본 급여를 2023년 이후 25억원 선으로 2.6배 이상 인상했다. 이를 통해 상여금이 2900만원 수준으로 급감했음에도 김 회장은 매년 25억원대의 보수를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었다.

오너의 보수가 철저하게 관리되는 동안 직원들의 급여를 다루는 회사의 공시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에이디테크놀로지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상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실제 수치보다 약 2배 가까이 부풀려져 있었다.

회사는 2025년(제24기) 사업보고서에서 직원 1인 평균 급여를 1억2400만 원으로 기재했다. 하지만 이는 남직원 평균(6400만원)과 여직원 평균(6000만원)을 단순히 합산해 발생한 통계 오류다. 실제 전체 급여 총액(248억8600만원)을 전체 직원 수(391명)로 나눈 실제 평균 급여는 약 6365만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공시 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에 공시 1억2000만원 대비 실제 약 6273만원, 2023년 공시 1억1300만원 대비 실제 약 6091만원 등 최근 3년 내내 동일한 단순 합산 오류가 반복됐다.

회사가 공시한 부풀려진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김 회장과 직원 간 보수 격차는 약 20배 수준이지만, 실제 계산된 급여를 적용하면 격차는 40배까지 벌어진다. 적자 시기에도 오너의 보수는 고정급 위주로 정상화를 넘어 급등한 반면, 직원들의 처우 개선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대적 박탈감마저 커지는 모양새다.

디자인하우스 업계는 인력 확보가 곧 경쟁력인 만큼 판관비(판매비와관리비)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에이디테크놀로지 역시 회사 인력을 300명 이상으로 늘리며 고정비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의 고정 급여가 영업손실 규모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는 구조는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이번 1300억원 규모의 CB 발행으로 향후 잠재적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위험을 떠안게 된 주주들 입장에서는 오너의 보수 잔치가 달가울 리 없다. 상장사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사업보고서의 수치조차 수년째 틀리고 있는 내부 통제 시스템 역시 투자자들의 신뢰를 갉아먹는 요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 평균 급여의 경우 제출한 파일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시스템상 합산 오류로 인해 오기가 발생했음을 확인했고 이번 분기 보고서부터 해당 오류를 정정할 것”이라며 “(회장) 연봉은 단기적인 손익만을 기준으로 하지 않으며, TSMC에서 삼성 파운드리 디자인 하우스로의 변모와 같은 중차대한 의사결정이 반영돼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의 적자는 기획된 투자 기간으로 인한 예상 가능한 적자로 외부의 우려 시선에 공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면서 “이사회 및 주주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모든 결정이 투명한 프로세스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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