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경제안보’ 논리에…MBK 마키노 공개매수 계획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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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 일본 정부의 MBK 마키노 인수 중단 권고 보도…”외환법 개정 후 첫 사례”
공작기계, 군사용도 활용 가능한 이중용도 물자…MBK, 5월 1일까지 수용여부 결정해야
전략 산업 둘러싼 각국의 경제안보 강화 기조 반영

일본 정부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공작기계 제조사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마키노밀링머신) 인수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피인수기업 생산 품목이 방위산업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국가안보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MBK 측에 인수계획 중단을 권고했다. 마키노 측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2017년 외환 및 외국무역법을 개정한 이후 첫 사례”라며 “공작기계는 무기 제조에 전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안보상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는 마키노가 제조하는 공작기계 제품이 민간용 뿐만 아니라 군사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에 해당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마키노가 제조하는 고성능 공작기계가 군사 전용 가능성이 높은 민감 품목으로, 관련 기술과 정보가 자국 내 방위장비 제조업체들에 널리 활용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MBK 측은 지난해 6월 마키노에 대한 주식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은행(IB)업계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공개매수 가격은 마키노 보통주 1주당 1만1751엔으로 매수 예정 주식 수는 자기주식 수를 제외한 2338만8434주다. 약 8조 원 규모의 MBK 6호 바이아웃 펀드를 활용해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환관리법상 MBK는 인수 중단 권고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수용 또는 거부를 결정해야 하며 기한은 오는 5월 1일까지다. MBK는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경제안보를 중시하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엄격히 심사하고 있고 일본도 이를 본따 범부처 차원의 ‘대일 외국인투자위원회’ 설립 방침을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이런 일본 정부의 판단은 전략 산업을 둘러싼 각국의 경제안보 강화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방산과 희토류, 핵심광물 등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 심사를 엄격히 하는 흐름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MBK의 지배구조와 경영 의사결정 체계도 다시 회자된다. 로이터는 일본 정부의 인수 중단 권고 내용을 보도하면서 MBK 김병주 회장에 대해 “한국계 미국인 딜메이커(American-Korean dealmaker)”로 소개했다. 김 회장은 투자심의위원회 의장으로 투심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비토권(거부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MBK가 지난해 공개한 주주 구성에서는 외국인 김병주 회장이 17%, 해외 운용사인 다이얼캐피털이 16.2%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외국 자본 중심의 사모펀드이자, 외국시민권자 김 회장 등 MBK를 둘러싼 기술유출과 경제안보 우려는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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