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도 반도체 호조⋯무역수지 흑자 유지 전망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에 적용되는 ‘은행식 규제’가 자본 운용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도한 건전성 규제가 증권사의 위험 인수 기능을 제한하면서 기업금융 공급 등 본연의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석기·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6일 ‘금융그룹의 건전성 규제 개선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에 대한 바젤 건전성 규제가 자본 운용의 경직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는 순자본비율(NCR) 규제에 더해 바젤 기준을 함께 적용받고 있다. 반면 비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는 바젤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자본 운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구조를 갖는다.
이 같은 규제 구조 차이는 성과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비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는 자본 규모와 수익성에서 은행지주 계열을 앞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리 상승기 이후 이러한 차이는 더욱 뚜렷해졌다.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는 BIS(자기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자산 축소 압박을 받으며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유지했지만, 비은행 계열 증권사는 고위험·고수익 자산 확대를 이어가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보고서는 이러한 차이가 규제 체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에 대한 위험가중치 적용, 연결 펀드 비지배지분의 전면 반영, 매입 확약 자산에 대한 보수적 위험 산정 방식 등이 자본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증권사의 기업금융 공급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고서는 과도한 자본 규제가 혁신 산업에 대한 위험 인수 역량을 제한하고 생산적 금융 공급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국제유가와 수입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유가 상승의 수출입 물가 및 무역수지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송 연구위원은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입 물가가 수출 물가보다 더 크게 상승하는 구조가 무역수지 악화의 주요 경로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제유가가 상반기 동안 58% 급등하자 수입 물가 상승률이 수출 물가를 웃돌며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진 바 있다.
다만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82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무역수지가 약 200억달러(약 30조원)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송 연구위원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물량 증가로 전체 무역수지는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비필수 수입 수요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