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6% 뛴 네오사피엔스, 상장 채비…관문은 자본정비 실효성 [IPO 엑스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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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사피엔스)

[편집자 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처럼 ‘성장성’만으로 시장 선택을 받던 시대는 지났다. 투자자들은 이제 기술적 실체와 지속 가능한 재무 기반을 냉정하게 살핀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 실적과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본지는 상장을 앞둔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실제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주목하는 핵심 리스크를 짚는다.

인공지능(AI) 기반 미디어 기술 전문 기업 네오사피엔스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심사대에 올랐다. 매출 성장과 적자 축소를 앞세웠지만, 감사보고서상 드러난 자본잠식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회계 처리가 예심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오사피엔스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지난달 전문평가기관 심사를 통과해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확보했다.

외형은 빠르게 늘고 있다. 회사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약 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7억원 수준으로 전년 79억원에서 적자 폭이 66% 줄었다. 매출 성장과 적자 축소가 동시에 나타난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재무구조는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순손실은 약 70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437억원 가량에 달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약 400억원으로 전년보다 자본잠식 규모가 확대됐다. 부채총계 672억원 가량 가운데 RCPS 부채는 161억원, 파생상품부채는 409억원을 차지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오사피엔스는 지난해 11월 RCPS 발행을 통해 총 165억원 가량을 조달하며 유동성을 보강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60만8337원이다. 인터베스트딥테크투자조합이 100억원, 에이치비청년미래투자조합이 30억원, 케이투엑스페디오3호가 2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77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단기 예금과 운용 자산을 포함한 유동성 자산도 233억원대까지 확대됐다. 단기 자금 부담을 덜어낸 셈이다.

하지만 해당 투자금은 보통주가 아닌 RCPS 형태로 유입됐다. RCPS가 회계상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되면서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상 자본잠식은 해소되지 않았다. 유동성은 확보됐지만, 부채비율 하락 등으로의 자본 구조 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전환권조정 상각 21억원, 파생상품 평가손실 19억원 등 현금 유출을 수반하지 않는 회계상 손실도 순손실에 반영됐다.

다만 예심 청구에 앞서 자본 정비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 시리즈 투자자들이 보유한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자본총계가 100억원 이상으로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측은 결손금 보전 작업도 병행해 상장 이후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예비심사 과정에서는 이 같은 자본 정비의 실효성을 얼마나 명확히 입증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CPS 전환 절차의 적정성, 자본총계 산출 근거, 결손금 보전 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될 수 있다. 아울러 RCPS 효과를 걷어낸 본업 손익 체력도 심사 과정에서 들여다볼 대목이다.

심사 환경도 달라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말부터 AI·에너지·우주 산업에 대한 맞춤형 질적 심사기준을 시행했다. 금융위원회도 AI 등 분야별 기술자문역 제도 도입을 예고한 만큼, 생성형 AI 기업으로서 기술 경쟁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관건은 AI 음성 플랫폼의 성장성을 실적으로 증명하는 데 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AI 기업이라고 해서 기술성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워졌다"며 "수익성 개선 로드맵이 얼마나 구체적인지가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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