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V·고부가 차종이 외형 견인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수요 둔화와 관세 부담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하이브리드(HEV)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이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그룹 차원의 신차 확대와 전동화 전략을 통해 미국 관세 영향에 따른 수익성 회복을 위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를 합산한 1분기 실적은 매출 75조4408억원, 영업이익 4조71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28.94% 감소했다. 판매량은 175만5960대로 1.05% 줄었다.
현대차는 매출 45조93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 역시 매출 29조5019억원으로 5.3% 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양사 모두 제품 믹스 개선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통해 외형 성장을 유지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중심의 친환경차 전략이 실적 방어의 핵심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1분기 하이브리드 판매 17만3977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 대비 비중을 17.8%까지 끌어올렸다. 기아 역시 친환경차 판매가 23만2000대로 33.1% 증가했고, 전체 판매 비중은 29.7%까지 확대됐다. 글로벌 시장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고수익 차종 중심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다만 수익성은 관세와 비용 증가 영향으로 둔화됐다. 현대차는 약 8600억원, 기아는 약 7550억원 규모의 관세 부담이 반영됐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센티브 확대, 환율 영향 등이 겹치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일부 공급 차질도 비용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부품사 화재로 일부 생산 차질이 발생해 대체품을 개발 중”이라며 “중동 여파로 인해 원자재 가격도 폭등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 등 주요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확대에 나서고, 기아는 EV4·EV5·PV5 등 전기차 라인업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해 수요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북미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카니발 등 고수익 차종을 중심으로, 유럽에서는 전기차 라인업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기아가 제시한 올해 335만대 도매 판매 목표를 지킨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흥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인도와 중남미 등에서 현지 맞춤형 전략 차종과 생산 기반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전동화 전환과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그룹은 동시에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 비용 구조 전반을 재점검하고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균형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