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도 담배 됐다⋯한국도 '평생 금연 세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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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금연거리 안내문 옆으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김예연 인턴기자 kimye@)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24일부터 법적 담배 규제망 안으로 들어갔다. 가격 인상 논란을 넘어, 담배 규제의 기준이 '연초'에서 '니코틴'으로 옮겨가는 전환점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7년 만에 넓어진 담배의 정의

▲전자담배 판매점. (황민주 기자 minchu@)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4일부터 담배사업법상 담배의 정의는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한 제품으로 확대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1988년 담배사업법 제정 이후 37년 만의 담배 정의 확대라고 설명했다.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그동안 연초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이 아니라는 이유로 상당수 담배 규제의 바깥에 있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합성니코틴 제품을 단순히 새 과세 대상으로 삼았다는 데 있지 않다. 정부가 담배 규제의 기준을 확대하면서, 가향 액상, 온라인 판매, 청소년 접근, 광고·판촉 방식까지 기존 담배 규제의 연장선에서 다룰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소비자와 업계가 가장 먼저 체감하는 부분은 가격이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담배로 분류되면 세금과 부담금 부과 대상이 되고, 제조·수입·판매 과정의 규제 비용도 커진다. 다만 가격 논란은 이번 개정의 표면적 효과다. 더 큰 변화는 신종 니코틴 제품이 더 이상 법적 사각지대에 머물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다.

시행 이후 과제는 유통 관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금연거리 안내문 옆으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김예연 인턴기자 kimye@)

법은 시행됐지만 시장은 곧바로 정리되기 어렵다. 합성니코틴 제품은 기기, 액상, 니코틴 원료가 분리돼 유통될 수 있다. 기존 궐련보다 유통 경로가 복잡하다. 시행 전 들여온 재고, 온라인 판매 잔여 물량, 해외 직구, 무허가 액상 유통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과제로 남는다. 금연구역 사용 금지처럼 즉시 적용되는 규제와 달리, 유통·판매 현장에서는 일정 기간 혼선이 불가피하다.

청소년 접근 차단도 주요 과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담배 종류별 현재사용률은 일반담배(궐련)가 3.3%로 가장 높았고, 액상형 전자담배 2.9%, 궐련형 전자담배 1.6% 순이었다. 질병관리청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현재흡연율(궐련)은 감소했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은 증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영국은 2009년생 이후 담배 판매 금지

▲영국 상·하원은 20일(현지시간)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해 이른바 '비흡연 세대'를 만드는 '담배·전자담배 법안'(Tobacco and Vapes Bill)을 최종 통과시켰다. (사진=챗GPT AI 생성)

해외에서는 세대별 판매 금지 방식도 입법 단계에 올랐다. 영국 상·하원은 20일(현지시간)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해 이른바 '비흡연 세대'를 만드는 '담배·전자담배 법안'(Tobacco and Vapes Bill)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제 국왕 재가 단계만 남기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담배·전자담배 법안'은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부터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매년 한 살씩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법이 시행되면 해당 세대는 나이에 상관없이 평생 담배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없게 된다.

한국에서 같은 제도가 논의되거나 도입된 것은 아니다. 다만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법적 담배로 편입되면서 국내 담배 규제 논의의 범위는 넓어졌다. 앞으로 쟁점은 특정 제품에 세금을 얼마나 매길 것인지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니코틴 제품을 누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살 수 있게 할 것인지가 담배 규제의 다음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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