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난임 지원 설계’ 어디까지 왔나
사회적 난자동결은 공적 지원 밖…재정·효과 두고 신중론

난자동결(냉동난자)을 둘러싼 정책 논쟁은 저출산 대응과 맞물리며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라는 지점으로 확장된다. 실제로 정부차원의 제도 설계는 기존 난임 치료 중심에서 예방적 접근(가임력 검진 지원)과 의학적 필요성(암치료 등)이 인정된 남녀에 대한 생식세포 보존 지원까지는 확대된 반면, 보편적인 생식세포 보존 지원은 실시하고 있지 않다. 즉, 정부 지원은 현재 ▲가임력 검사 ▲난임 시술 ▲의학적 가임력 보존까지는 확대되는 반면, 결혼·출산 시기 지연에 대비한 사회적(선택적) 난자동결은 공적 지원 범위 밖에 두는 구조다.
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가임력 확인과 난임 치료로 이어지는 ‘임신 준비의 초기 및 전(前) 단계’ 지원에는 적극 나서고 있지만, 결혼·출산 시기 지연에 대비한 사회적(선택적) 난자동결에 대해서는 정책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임신·출산 분야 주요 정책으로 △필수 가임력 검사 지원 확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결정통지서 유효기간 연장 △난임·임산부 심리상담센터 확충 △국민연금 출산크레딧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필수 가임력 검사 지원 대상은 2025년 20만1000명에서 2026년 35만9000명으로 확대됐다. 여성의 경우 난소 예비력을 확인하는 항뮬러관호르몬(AMH) 검사와 부인과 초음파 검사 등을, 남성은 일부 사업에서 정액검사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난임 치료 지원도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는 체외수정(IVF)과 인공수정 시술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고 있으며, 난임 시술비 지원사업의 소득 기준도 폐지했다. 사실혼 부부 역시 관계 입증과 난임 진단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시술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또 정부는 2025년부터 의학적 사유로 영구 불임이 우려되는 남녀를 대상으로 생식세포 동결보존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여성 최대 200만 원, 남성 최대 30만 원 한도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지원은 암 치료나 생식 기능 손상 등 의학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며 “결혼이나 출산 시기 지연에 대비한 사회적 난자동결과는 성격이 다른 제도”라고 설명했다.
난임 지원 체계도 행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난임 시술비 지원결정통지서 유효기간이 연장됐고, 혼인관계 증빙서류 제출 없이도 시술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이와 별개로 의료계와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사회적 난자동결 지원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는 정책 요구 또는 지역 단위 시도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국가 차원의 보편 지원으로 이어진 단계는 아니다.
정부 내부에서는 사회적 난자동결을 국가 지원 대상으로 포함할 경우 지원 연령과 횟수, 보관 기간, 소득 기준, 정책 효과 등을 둘러싼 기준 설정이 쉽지 않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활용률과 출산 연계 효과에 대한 장기 데이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신중론의 배경으로 꼽힌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가 연령, 난소기능검사(AMH), 소득 기준 등을 결합한 선별 지원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를 국가 단위로 확대할 경우 재정 규모와 정책 효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지원 대상 설정과 우선순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