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늘고 다시 줄었다”⋯정부 유도에도 서울 매물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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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발언 후 소폭 늘었지만
닷새 만에 다시 제자리로
“급매물 이미 대부분 소화
추가 매물은 제한적⋯관망세”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김예연 인턴기자 kimye@

정부가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막판 보완책까지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은 기대만큼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다. 한때 늘어났던 급매물은 대부분 소화됐고 추가 유입도 제한되면서 매물 증가세는 다시 잦아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5월 9일까지 (토지거래) 허가 신청을 한 경우까지는 (중과 유예를) 허용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단기적으로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대통령 발언이 나온 6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5501건이었으나 이틀 뒤인 8일에는 1509건(2%) 증가한 7만7010건으로 집계됐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278건 늘어 증가 폭이 컸고 서초구 164건, 송파구 126건 등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확대됐다.

하지만 증가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관계부처가 9일 후속 조치를 통해 거래 시한을 5월 9일까지 연장하자 급매물을 중심으로 막바지 거래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13일 전체 매물 규모는 다시 7만5000건대로 내려왔다. 기존에 시장에 나와 있던 매물이 소화되는 동안 신규 매물 유입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것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4000~5000건을 오가는 수준으로 대통령의 첫 발언이 있었던 6일과 비교해 두드러지는 차이가 없다.

이 같은 감소 흐름은 중기 추세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1월 말 5만6000건대에서 다주택자 압박이 본격화한 2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며 3월 21일 8만 건을 넘어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약 80일 만에 뚜렷한 하락 전환이 나타난 셈이다.

매도자들이 추가 가격 조정보다는 관망하거나 기존 호가를 유지하면서 거래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6~22일 강남구에서 거래된 신고분은 41건에 그쳤다.

현장에서는 급매물 소진 이후 가격이 다시 올라서는 흐름도 감지된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31억원대 급매물이 거래된 이후 현재 32억~34억원 선에 매물이 형성돼 있다. 같은 지역 ‘리센츠’ 전용 84㎡도 저층은 이달 초 29억~30억원대에 거래 신고됐지만 중고층은 3월 말 31억원대 계약 이후 최근 33억~35억원 수준으로 실거래가가 올라섰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양도세 중과 유예 기준이 ‘허가’에서 ‘신청’으로 완화돼 기한이 연장되면서 가격을 더 받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현재는 급매만 일부 거래되고 그 외 매물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가 임박한 신축이나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는 거래가 이어지지만 입지가 애매한 단지나 조건이 좋지 않은 매물은 수요가 붙지 않아 소화가 쉽지 않다”며 “좋은 물건은 이미 빠지고 상대적으로 조건이 떨어지는 매물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 수 자체도 감소세다. 부동산 정보 앱 집품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채 보유’ 지수는 올해 3월 기준 11.244로 전년 동월 대비 0.91% 하락했다. 지난해 6월 단기 고점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3채 보유’ 구간 역시 같은 기간 1.91% 감소한 2.558을 기록하며 보유 축소 움직임이 나타났다.

익명의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현재 시장은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라 과거처럼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이미 매도에 나설 수요는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된 만큼 추가 매물 출회 여력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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