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부당 지원' 정도원 삼표 회장 "공정위가 산정한 정상가격 부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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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측 "그룹 승계 작업 위해 장남 회사에 약 74억원 부당지원"
정 회장 측 "추가 서비스 고려해야...공정위가 계산한 정상가격 부당"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가운데)이 2월 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선고 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권 승계를 위해 레미콘 원자재를 비싸게 구매하는 방식으로 장남의 회사 '에스피네이처'를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첫 공판기일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는 22일 공정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홍성원 전 삼표산업 대표, 삼표산업 법인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정 회장은 단정한 정장과 붉은색 안경을 착용한 채 평온한 표정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검찰 측은 공소 요지에 대해 "2023년 3월 삼표산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이에 에스피네이처는 600억원을 출자해 삼표산업의 2대 주주가 됐다"며 "지주사가 아니고 계열사인 삼표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게 의아할 수 있지만 4개월 뒤에 삼표산업이 (주)삼표를 역흡수합병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에스피네이처가 삼표산업의 지분을 취득할 때부터 역흡수합병을 전제했다고 보인다"며 "역흡수합병 이전 정 회장과 정대현 부회장의 (주)삼표 지분 격차는 35%대였지만, 합병 이후에는 사실상 지주사인 삼표산업 지분 격차는 6%대로 매우 크게 좁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표그룹은 승계 작업을 계획하면서 에스피네이처를 성장시키기로 그룹 방침을 정했다"며 "분체(가루 형태의 고체 물질) 산업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캐시카우 사업으로 정 회장은 삼표산업이 오로지 에스피네이처로부터 분체를 구매하게 하고 시장가보다 높게 샀다"고 했다.

▲삼표그룹 CI. (삼표그룹)

정 회장 측은 "공소사실은 전제 자체에 근본적 오류가 있다"며 검찰 측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정 회장의 변호인은 "분체의 경우 삼표산업 내 구매팀이 별도로 조직되어 있지 않아 에스피네이처 측에서 각 공장별로 내용을 파악해 분체를 공급했다"며 "이런 부가서비스가 없었다면 삼표산업은 입고 관리 등을 위해 구매팀을 별도로 구성하거나, 외주를 줘야 하는데 에스피네이처로부터 서비스를 받아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산정한 '정상가격'이 부당하다고도 주장했다. 정 회장 측은 "계열사 관계에서 있었던 추가 서비스를 단가에 고려하지 않고, 분체만 공급했을 때의 가격으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 측 변호인도 "공정위의 정상가격은 부당하게 계산됐다고 강력히 주장한다"며 "단가 편차가 매우 큰 분체 시장에서는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회장은 아들인 정 부회장이 최대 주주인 계열사 '에스피네이처'를 성장시키기 위해 2016년~2019년 사이 레미콘 원자재를 시세보다 비싸게 구매해 약 74억원의 부당이익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 회장이 비계열사와의 거래 가격 대비 4% 초과이윤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거래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건'으로 기소돼 2월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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