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경영진과 잇따라 만난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공급망 경쟁이 격화한 가운데 파운드리·메모리·디바이스를 아우르는 ‘AI 동맹’ 구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몬 CEO는 이날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영진과 회동한다.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 엘리트 2’의 2㎚ 공정 위탁생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칩은 삼성전자 2㎚ 공정(SF2) 적용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몬 CEO는 1월 열린 CES 2026에서 "삼성전자와 2㎚ 공정 활용 위탁생산 논의를 시작했다"며 설계 작업이 끝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와의 회동에서는 메모리 공급망 점검이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AI 투자 확대 여파로 데이터센터와 모바일을 동시에 겨냥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퀄컴 역시 저전력 D램(LPDDR)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이 단순 협력 논의를 넘어 장기 공급 안정성 확보 차원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와는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협력 확대를 모색한다. 아몬 CEO는 류재철 LG전자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만나 온디바이스 AI, 로봇, 전장 분야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공감 지능’을 기반으로 가전에서 모빌리티, 로봇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퀄컴 역시 차량용 플랫폼과 로봇용 칩을 앞세워 피지컬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어 양사 간 접점이 빠르게 확대되는 구도다. 퀄컴은 과거 LG전자 모바일사업(MC사업본부)부와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AI 시대 반도체 경쟁이 ‘단일 기업 경쟁’에서 ‘공급망 연합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고객을,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를, LG전자는 AI 생태계 파트너를 각각 확보하는 구조다. 결국 칩 설계부터 생산, 메모리, 디바이스 구현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누가 먼저 묶느냐가 AI 주도권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