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등 불확실성 확대 속 균형 있고 유연한 통화정책"
험난한 청문회에 "업무 잘 하겠다" 세부 현안엔 말 아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우여곡절을 뒤로 하고 21일 공식 취임했다. 향후 4년 간 대한민국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신현송 신임 총재는 취임사를 통해 '균형감 있고 유연한 통화정책'을 예고했다. 신 총재는 인사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 "앞으로 업무 수행을 통해 업적을 평가받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 신임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한은 총재로의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총재 임기는 4년으로, 신 총재는 2030년 4월 20일까지 통화당국 수장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국회는 신 총재 가족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간 입장 차로 인사청문회 닷새 만에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후 대통령 재가가 속전속결로 진행돼 한은은 수장 공백 없이 취임식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신 총재는 이날 취임사에서 "전쟁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중앙은행 역할을 되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운영 필요성을 최우선으로 언급했다.
금융안정 도모를 위한 조기경보 기능 강화와 분석범위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신 총재는 "최근에는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해외 등 경계가 허물어지고 자산시장과도 긴밀히 연결돼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며 "시장 가격지표 움직임을 적극 활용한 조기경보 기능 강화와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정보접근성 제고, 금융기관 부외거래 등 분석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신 총재는 이 자리에서 화폐 신뢰 및 지급결제 안정성 제고, 디지털화폐 등 미래 통화제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핵심 과제로 꼽는가 하면 전임 총재인 이창용 전 한은 총재가 전력투구했던 '구조개혁'에 대한 중앙은행 역할론을 꾸준히 강화시켜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신 총재는 "구조개혁 역시 통화정책 운영의 일부"라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와 정책 제언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 총재는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등 당초 예상보다 험난했던 검증 과정에 대해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이었던만큼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가족 국적 의혹 등을 이유로 '검은머리 외국인(검머외)'이라는 일각의 비판적 시선에 대해선 "앞으로 잘 하겠다"며 "업적을 통해 평가받겠다"고 밝혀 업무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 총재는 다만 취임 첫날을 맞아 취임사 세부 내용 등 한은 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신 총재는 취임사에 언급된 한국 실정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 대신 "원칙적으로 양방향 소통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라며 "계속 고민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