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력 보존 국가 책임져야" vs "출산 연계효과 파악 먼저" [붙잡은 미래, 냉동난자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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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동결 지원 확대 요구 확산에…정부는 신중 검토

[편집자주] 결혼과 출산 시기를 늦추는 흐름 속에서 ‘난자동결(냉동난자)’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저출생 대응과 맞물려 지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고 의료 현장에서는 시술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실제 사용’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여전히 낮고 정보마저 제한적이다. 본지는 30대 미혼 여성 기자가 병원 상담부터 검사, 시술 준비 과정 등 난자 채취 직전 단계까지 직접 경험하며 난자동결의 현실을 점검했다. 지역별 비용 부담 격차와 지자체별로 제각각 운영되는 지원 정책의 한계도 살펴보며 난자동결이 확산 흐름에 비해 제도적·정책적 기반이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 짚어본다.

저출생 대응 맞물려 난자동결 공공지원 요구 확산
“활용률·출산 효과 검증 우선”…일부 신중론도

▲이정렬 서울대 의대 교수, 김지향 차의과학대 교수, 한세열 마곡차병원 난임센터 원장,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 김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이투데이)

난자동결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저출생 대응 정책과 맞물리면서 ‘가임력 보존’을 국가가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난자동결 시술에 수백만원대 비용과 장기 보관료 부담이 발생하는 만큼 공적 지원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도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실제 이용·출산 연계 효과에 대한 실태조사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없지 않다. 결국 난자동결 정책 논의는 개인 선택과 공공 재정, 저출생 대응 효과 사이에서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7일 의료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의 저출생 대응 국정과제에 임신·출산 전 단계 지원 강화 기조가 담기면서 난임 지원 정책을 가임력 관리 등 사전 단계까지 넓혀야 한다는 요구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잇따라 발의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난임 치료 지원 범위를 기존 시술비 중심에서 검사비와 약제비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복 시술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미혼 여성 대상 난자동결 지원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한다. 해외에서는 애플·메타(옛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여성 인재 확보와 복지 차원에서 난자동결 비용 지원 제도를 도입하면서 관련 논의가 확산되기도 했다.

이정렬 서울대 의대 교수는 “난자동결은 난소 기능이 저하된 이후가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 시행해야 효과가 있다”며 “현재처럼 개인이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구조에서는 적절한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출생 상황을 고려하면 난자동결을 일정 부분 공공 정책으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 차원의 급여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지향 차의과학대 교수 역시 “미혼 여성의 경우 사회·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시기에 시술을 고민하게 된다”며 “출산을 미루는 현실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의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난자동결이 향후 출산뿐 아니라 생식세포 보존 등 세포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도 기대한다. 한세열 마곡차병원 난임센터 원장은 “난자동결은 현재의 임신 계획을 위한 선택이면서 동시에 미래 생식의학 및 세포치료 시대를 준비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난자동결 지원 확대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난자동결은 건강할 때 난자를 보관해 만혼이나 후천적 난임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재생산력 보존 측면의 의미가 있고, 일정 부분 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희망 자녀 수를 넘어 추가 출산을 유인하는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난자동결 이용 현황이나 실제 출산으로 이어진 사례 등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출산율 제고 효과를 계량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책 효과를 단정하기보다 축적된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외 연구에서는 난자동결 이후 체외수정(IVF)에 다시 활용된 비율이 5~8% 수준에 그친다는 결과도 보고된다.

김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난자동결 지원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제 이용·출산 연계 효과에 대한 실태조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며 “아직 출산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편적 공공지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정책 효율성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한된 재원을 고려하면 난임 치료나 출산 지원 등 직접적인 효과가 검증된 분야와의 우선순위 설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선택적 난자동결은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닌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며 “보편적 난자동결 지원에는 막대한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정책우선 순위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사회적 합의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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