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에 인테리어비도 '껑충'…서민 덮친 ‘이사 플레이션’ [이사철인데 갈 집이 없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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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소비자물가 연평균 4~6%대 상승
4인 가족 이사 견적 350만원 사례도
나프타 오르자 페인트ㆍ본드 가격도 영향

이사비도 올랐는데 인테리어까지 수천만원…대출을 더 받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20일 국가통계포털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3월 이삿짐 운송료 지수는 135.31로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 이는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120.14) 전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상승세도 장기화하고 있다. 이삿짐 운송료 연간 지수는 △2021년 105.88 △2022년 112.87 △2023년 117.19 △2024년 124.96 △2025년 130.15로 매년 4~6%대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까지 오르면서 비용 부담을 더 키우고 있다. 서울·수도권 기준 4인 가족 이사 비용은 통상 200만원 안팎이었지만, 최근 들어 이를 웃도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7.5톤(t) 이사 기준으로 5곳에 견적을 받은 결과 최저 220만원, 최고 350만원을 제시받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문제는 이사 비용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테리어 비용도 동반 상승하며 체감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특히 나프타 가격 급등이 자재비를 끌어올리고 있다. 나프타는 장판의 주재료인 폴리염화비닐(PVC)을 비롯해 본드류, 페인트까지 인테리어에 필요한 재료 전반에 활용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2월 전월 대비 9.2% 상승한 데 이어 3월에는 67.4% 급등했다. 이달에도 9%대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원가 상승은 곧바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페인트 업계는 제품 가격을 10~50% 인상했으나, 일부 업체는 정부의 담합 조사 부담으로 인상 폭을 조정하기도 했다. 본드 등 나프타 기반 자재 역시 10% 이상 오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한 중소 타일 업체도 이달 1일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공지하며 “원자재 비용 상승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장에서는 가격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로 지목된다. 경기 안양에서 8년째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요즘은 자재를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도매상들이 물량을 묶어두는 등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견적이 일주일 뒤에는 맞지 않아 공사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 인테리어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전쟁 여파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결혼을 앞두고 서울 구로구에 신혼집을 마련한 이 모 씨는 “구축 아파트라 화장실만 간단히 수리하려 했는데 견적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며 “당분간 불편하더라도 공사를 미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도 부담인데 인테리어 비용까지 오르니 체감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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