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인허가 ‘역주행’…서울 예고된 공급 절벽 [주택공급 공회전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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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한 의지와 달리 서울과 수도권의 공급 지표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착공과 인허가 물량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비사업 확대과정에서 서울의 집이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실상 공급 부족 대란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31일 국토교통부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7만165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다. 그러나 서울 착공 물량은 7023가구에 그쳐 전년 동기(8357가구) 대비 16% 감소했다. 특히 아파트 공급 부진이 두드러진다. 1~4월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456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6848가구)보다 33.4% 줄었다.

인허가 물량도 감소세다. 1~4월 전국 인허가 물량은 7만937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감소했다. 서울은 1만2760가구로 24% 줄었고 수도권 역시 5만1537가구에서 4만3613가구로 15.4% 감소했다. 아파트 인허가 감소폭은 더 크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인허가는 1만101가구로 지난해보다 32.6% 줄었고 수도권 역시 3만7540가구로 18.9% 감소했다.

착공은 2~3년, 인허가는 그 이후 수년간의 주택 공급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로 현재의 흐름이 크게 반등하지 않는다면 한동안 공급 가뭄이 불가피할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심각한 공급 부족이 예고돼 있다는 통계도 제시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349가구로 1999년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적을 전망이다. 2027~2029년 연평균 입주 물량은 1만322가구로 예상된다. 직전 3년 평균인 2만5000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여기에 정비사업 확대로 기존 집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재란 서울시의원은 신속통합기획 추진 과정에서 2026~2031년 주택이 12만6000가구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간 철거 주택이 22만가구를 넘지만 신축 주택은 9만5000가구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이 계획대로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중기적으로는 신규 공급이 기존 주택 멸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예견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 입주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방의 자료를 보면 이달 전국 아파트 1만3599가구가 입주 예정인데 서울은 1가구도 없다. 지난달에도 296가구에 불과했다.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 지표 부진으로 불안감이 더욱 커지면서 전세난과 월세 상승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서울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6% 상승했다. 이는 2015년 9월 이후 약 10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월세 상승세도 가파르다. 서울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3% 오르며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6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 확대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실현 가능성을 신뢰할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공급이 이른 시기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자금 조달 여건 악화로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는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공사비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공사비 부담 완화와 정비사업 사업성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급 확대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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