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로 해외 패키지여행객 귀국이 지연되면서 추가 체류비를 둘러싼 여행사와 소비자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여행사마다 비용 지원 기준이 달라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만큼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연합뉴스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중동전쟁에 따른 두바이 공항 폐쇄로 현지에서 귀국이 지연된 고객에게는 추가 비용을 전액 지원했지만 이집트 카이로 체류 고객에게는 추가 비용의 50%만 지원하기로 하면서 일부 마찰을 빚었다. 카이로의 경우 두바이처럼 공항 폐쇄가 아닌 경유 노선 중단이라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하나투어의 설명이다.
모두투어는 중동 경유 노선 중단으로 귀국이 지연된 고객에게 15만원에 해당하는 15만 마일리지를 1박당 지급하고 있다. 이는 당시 1박 숙박비·식비 등 체류비 평균으로 산정한 것이다. 참좋은여행은 1박당 75유로, 노랑풍선은 항공료·체류비 등 추가비용의 50%를, 놀유니버스는 귀국 항공료를 포함한 추가 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여행사마다 대응이 엇갈리는 것은 명확한 기준이 부재해서다. 여행사들은 이번 사안을 국외여행 표준약관 제12조에 따른 천재지변·전란 등으로 여행 목적 달성이 어려워 일정이 변경된 경우로 보고 일부 비용을 자율 분담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업체는 일정 변경에 대한 고객동의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소비자원은 이를 표준약관 제18조에서 규정한 '여행 출발 후 계약 해지'로 해석한다. 다만 귀책 사유가 특정 주체에 쏠리지 않은 만큼 추가 비용을 여행사·고객이 절반씩 나누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약관 해석에 따라 비용 부담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안을 불가피한 일정 변경으로 보면 고객 부담이 원칙이고 계약 해지로 보면 비용을 분담해야 해서다.
이번 갈등의 배경은 숙박비, 식비 등 추가 체류비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큰 항공권이 핵심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귀국 항공권 금액이 1인당 100만원을 넘는 경우가 많아서다. 고객들이 여행사가 마련한 대체 항공편으로 귀국했다면 기존 항공권 효력이 유지되는 '엔도스'(타사 항공편 승계) 방식이 적용돼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개인 사정 등으로 이같은 대체 항공권을 기다리지 않고 항공권을 개별적으로 구매한 경우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기존 패키지 상품에 포함된 귀국 항공권만 환불 조치를 받을 수 있어 신규 항공권과의 차액 부담을 두고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쟁 장기화로 이번 상황과 유사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추가 비용 분담 원칙 등을 명확화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