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배당까지 협상 테이블로…“노조, 비용 아닌 지배구조 플레이어”

삼성전자 노조가 7만5000명의 세를 확보하며 ‘과반 노조’ 시대를 열었다.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경영 의사결정과 이익 배분 구조까지 뒤흔드는 ‘거대 지배구조 플레이어’의 등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확대하라는 파격적 요구와 함께 협상 결렬 시 하루 1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총파업 배수진’을 쳤다. 수출의 38%를 지탱하는 반도체 기둥이 흔들릴 경우 국가 국내총생산(GDP) 하락은 물론 세수 공백까지 불가피해 한국 경제 전체가 ‘삼성발(發) 노사 리스크’의 시험대에 올랐다.
19일 재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과반수 노동조합 선언과 함께 사측을 향해 파격적인 요구안을 제시했다. 과반노조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 지위를 갖는다. 취업규칙 변경, 근로시간 제도 등 핵심 노동 조건을 회사와 직접 합의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기업의 미래 투자 재원을 잠식하는 ‘특권적 과욕’이자, 경영권의 핵심인 이익 배분 구조를 전면 부정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노조가 협상 결렬 시 ‘총파업’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점이다. 파업 규모는 최대 3만~4만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단 하루만 라인이 멈춰도 약 1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피해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 수출의 38%를 지탱하는 국가 기간 산업의 붕괴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삼성발(發) 퍼펙트 스톰’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조의 영향력이 임금협상을 넘어 경영 의사결정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노조가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지배구조 플레이어로 진입했다는 평가다. 실제 노조는 향후 과제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차단, 노사협의회 구조 개편, 교섭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입사와 동시에 노동조합에 자동으로 가입되는 유니언숍 도입 추진도 공식화했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기존 보상 체계를 넘어 사실상 ‘이익 배분 구조’ 변경 요구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올해 성과급이 45조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기업의 이익 배분 구조가 노사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주주 배당과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소액주주 400만명을 넘는 대표적인 ‘국민주’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23일 평택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국가 핵심 산업과 자본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과반노조 출범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노사관계가 질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과 복지 중심의 협상 구조에서 투자, 인수합병, 배당까지 영향을 미치는 ‘지배구조형 교섭’ 체제로 급격히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