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기초유분 매점매석 막는다⋯대체 원유 도입 운임차액 '전액 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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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까지 핵심 석화원료 수급 통제…필요시 생산·출고 조정 명령
반도체·車 소재 공급 이상무…주사기 등 보건 품목 원료 최우선 공급

▲정부가 주사기와 주사침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시행한 14일 서울의 한 의료기기 상점에 주사기가 진열돼 있다. 고시 대상은 주사기 4종과 주사침 3종으로, 고시에 따르면 제조·판매업자는 기준 이상으로 이를 과도하게 보유하거나 판매해서는 안된다. 기존 사업자는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거나, 월평균 판매량의 110%를 초과해 판매할 수 없다. 신규 사업자는 제조·매입한 날부터 10일 내 판매하거나 반환하지 않는 행위가 금지된다.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 구매처에 물량을 몰아주는 행위도 금지된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자 의료 분야에 불안감이 커진 탓으로 일부 품목에 대해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정부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정부가 중동발 에너지 안보 위기에 대응해 7대 기초유분 등 핵심 석유화학 원료의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원유 수입선 다변화 및 나프타 수입 비용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 지원을 가동한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16일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이달 15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석화제품 원료 등 매점매석 금지 및 수급조정 고시'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기타 유분 등 나프타에서 파생된 7개 기초유분과 이를 기반으로 한 석유화학 원료, 수액백·주사기 등 최종 제품이다.

양 실장은 "일단 4월에서 6월 석 달을 기본 단위로 정했지만, 전쟁 진행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며 "현재는 7개 기초유분에 대해서만 사재기를 금지하고 있으나, 특정 품목에 수급 차질 우려가 발생할 경우 추가로 지정해 선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해당 물품의 생산자, 판매자, 수입자 등은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 착수일 전 30일간의 재고량을 전년 동기 대비 80%를 초과해 보관할 수 없다. 재정경제부 장관은 추가 공고한 물품에 대해 별도의 매점매석 행위 여부 판단기준 설정이 가능하다. 또한 정부는 원활한 수급을 위해 필요할 경우 생산, 출고, 판매량 및 공급 목적지에 대한 조정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이때 생명·보건 및 핵심 산업 관련성을 우선 고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도입되는 비중동 지역 원유 물량에 대해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환급 한도를 확대 적용한다. 복잡했던 운송비 지원금 계산 방식을 국제표준운임지수(월드스케일)로 단순화해 기업들의 행정 처리 부담을 대폭 줄였다.

특히 대체 원유의 신속한 확보를 위해 물량, 기간, 횟수 등 기존의 도입 제한 규정을 모두 배제하고, 운임 차액에 대한 환급 한도 역시 한시적으로 제외한다.

양 실장은 "과거에는 여러 제한 요건 탓에 실제 환급률이 25~30% 수준에 그쳤으나, 이번 조치로 운임 차액의 100%를 모두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변화된 상황에 맞춰 상시 다변화 지원 체계도 지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업계의 원료 난을 해소하기 위한 나프타 추경 사업도 속도를 낸다. 산업부는 17일 사업 공고를 거쳐 20일부터 나프타 및 대체원료(LPG, 콘덴세이트) 수입 계약 물량에 대한 지원을 시작한다. 지원 대상은 중동 전쟁 이전 가격 대비 수입 금액 상승분의 50%로, 4월 1일 자 수입분부터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양 실장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의 특사단 파견 성과와 관련해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연말까지 충분한 수급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수입국을 방문해 2억7300만 배럴의 원유 물량에 대한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사태로 수급 불안이 컸던 사우디산 원유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배정받은 5000만 배럴의 물량에 대해 사우디 정부로부터 확실한 선적 보장을 이끌어냈다"며 "해당 물량은 6월까지 차질 없이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점검 결과 현재 주요 업종의 공급 차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헬륨, 브롬화수소, 황산니켈 등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소재는 대체 수입선 확보 및 국내 생산을 통해 차질 없이 공급되고 있다.

수액제 포장재, 주사기 등 보건·의료 품목 역시 평시 재고를 유지 중이나, 정부는 사태 악화에 대비해 해당 분야에 원료를 최우선 공급할 방침이다. 주사기류의 경우 이미 14일 자로 매점매석행위 금지 고시가 별도로 시행됐다. 공급 감소가 우려되는 페인트 원료는 '화평법'상 수입규제 특례를 적용해 수입 소요 기간을 단축하는 등 업종별 밀착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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