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매일 무심코 사용하는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들, 이 물건들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지금 전 세계 물류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에 긴장감이 돌면서 우리 산업의 근간인 석유화학 업계에 비상이 걸렸는데요. 바로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나프타 공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프타 위기가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우리나라의 나프타 상황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들여오는 나프타의 무려 77%가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중 절반이 넘는 54%가 최근 분쟁의 중심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들어오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수급은 벌써 한계치에 다다랐습니다.
업계가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겨우 2~3주분뿐이고 비닐이나 필름을 만드는 포장재 재고는 단 2주일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미 LG화학 여수 2공장과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등 주요 생산 시설들은 가동을 멈추거나 가동률을 평소의 60~70% 수준으로 뚝 떨어뜨린 상태입니다.

원료가 부족해지면 당연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겠죠? 실제로 나프타 가격은 한 달 만에 28%, 작년과 비교하면 무려 74%나 폭등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이렇게 무섭게 오르면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우리가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는 플라스틱 제품들의 가격이 20~40%가량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나프타 위기가 어떻게 우리 일상까지 번지는지 그 과정을 한번 따라가 볼까요?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과 같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나프타를 들여오지 못하고, 나프타가 없으면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을 만들 수 없습니다. 결국 에틸렌이 없으니 우리가 쓰는 최종 생활용품 생산이 중단되는 구조죠. 중동에서 일어난 파장이 우리 집 부엌과 안방까지 도달하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그렇다면 나프타가 없으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멈추게 될까요?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합니다. 당장 매일 쓰는 종량제 쓰레기봉투부터 배달 음식 용기, 식품 포장재 생산이 불투명해집니다.
더 심각한 곳은 바로 의료 현장입니다. 나프타가 없으면 일회용 주사기와 수액 튜브, 혈액백 같은 필수 의료 소모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화장품 용기, 자동차 범퍼, 우리가 입는 옷의 섬유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것이 나프타의 결과물입니다.
결국 중동의 물류 위기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인의 문명 전반을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인 셈인데요. '산업의 쌀'이 바닥나기 전에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국가 차원의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