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 간 구조 개편 가능성을 밝히며 ‘증권거래세’의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주요국에서는 이미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소득세 중심으로 과세 체계를 전환하는 흐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 논의가 수면 위로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이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지금 거래세는 손해를 보든 이익을 보든 다 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며 "(반면) 주식 양도소득세는 거의 제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돈 버는 사람은 내고, 안 버는 사람은 안 내야 하는데 지금은 못 버는 사람도 다 내고 있어서 역진성이 있다"며 "언젠가는 거래세와 양도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꿀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 가격과 상관없이 매도 대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손실을 본 투자자에게도 세금을 걷는 불합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주식 양도소득세는 주식을 팔아 ‘이익이 생겼을 때’ 내는 세금이다. 현재는 소액주주가 보유한 상장 주식의 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부과하지 않고, 대신 주식을 50억원(비상장주식은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코스피 기준 지분율 1% 이상을 갖춘 대주주에 한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주식 거래세는 도입 초기부터 논란의 대상이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1978년 거래세가 처음 도입될 당시 정부는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가 원칙적으로 맞다고 판단했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소득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대안으로 증권거래세 제도를 선택했다. 이처럼 행정 편의를 위해 도입된 거래세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기본 원칙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야 합의로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면서 올해 인하가 예정됐던 증권거래세율은 다시 2023년 수준인 0.20%로 올랐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증권거래세 0.05%와 농어촌특별세 0.15%를 더한 0.20%를 부과하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농어촌특별세가 없어 증권거래세 0.20%를 적용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주요국 사례 분석에 따르면 미국(1965년), 독일(1991년), 일본(1999년) 등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 증권거래세를 전면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만 부과하고 있다. 한국처럼 두 세제를 모두 부과하는 국가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일본은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약 10년에 걸쳐 증권거래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0.55%→0.1%→폐지)하며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제 전환 초기 세수 감소를 견뎌낸 일본은 2005년 이후 증시 활성화에 힘입어 과거보다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김문정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원은 "증권거래세를 유지하면서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를 강화하는 것은 이중과세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조세원칙에 부합하도록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양도차익 과세로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과세체계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