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기간제법, 노동자 보호는커녕 ‘고용금지법’ 돼”

기사 듣기
00:00 / 00:00

민주노총 간담회…“1년11개월 계약으로 노동자에 오히려 피해”
“똑같은 일하는데 정규직 선발 안 됐다고 적은 임금…큰 왜곡”
“미조직 노동자 오갈데 없이 어려워…실현가능 정책 적극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사업자가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2년 뒤 정규직으로 의무 전환하도록 규정한 기간제법에 대해 “상시 고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 버렸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종국적으로는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동계약 2년이 지나면 정규직을 해야 한다는 법 조항이 형식으로는 아주 좋은데 현실적으로는 고용하는 측이 1년 11개월 딱 잘라 절대 2년 넘게 계약을 안 한다”며 “예를 들면 4~5년, 5년, 10년 쓸 부분도 1년 11개월 쓰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또 1년 11개월 계약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만료 후 재계약하기까지 기간이) 너무 근접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그 텀을 많이 길게 두고 실업을 강제하는 측면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대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양극화와 관련해서는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 점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일을 하는데 정규직에 비해서 비정규직을 훨씬 더 적게 주는 게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선발돼 좋은 자리를 차지하면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이게 상당히 큰 왜곡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조 조직력 격차 문제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 정규직은 조직이 잘 돼 있고, 단단하게 뭉쳐 권리 확보를 잘해 나가고 있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제 정규직을 절대 뽑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 돼 버렸다”고 했다.

또 “기존에 조직된 정규직 입장에서는 확실하게 자기 위치를 찾겠지만 그분들의 자녀들, 다음 세대들은 정규직 자리를 결코 누릴 수가 없을 것”이라며 “오죽 답답하면 일부 노조에서 새로 뽑을 때는 노조원 동의받아 뽑으라고 한다. 아예 안 뽑는데 어떡할 거냐”라고 했다.

미조직 노동자와 관련해서도 “정말 오갈 데 없이 개별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는 것 같다”며 “노조 조직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이 있으면 하고 싶다. 노동계에서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동자 단결권과 집단교섭권 등의 강화에 대해서는 “노동3권이 헌법에 보장되고 있는데 단결권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니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소상공인들에게도 집단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의 단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노총은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탈퇴한 지 오래됐다. 이해한다”며 “형식적으로 회의 몇 번 하고 대화를 엄청 한 것처럼 일방적으로 결정해 놓으니 화가 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필요하겠지만, 쉽게 생기지는 않는다. 고민을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주길 부탁 드린다”며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상식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되지’라는 국민적 공감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