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연금 등 회사채 기관투자자들, 한화오션·안진회계법인 상대 손배소송 승소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14-3민사부(채동수, 남양우, 홍성욱 부장판사)는 최근 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이 한화오션과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98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같은 날 서울고법은 교보증권·유안타증권, 중소기업중앙회·신협중앙회, 수협중앙회, 국민은행, 매트라이프 등 기관투자자가 제기한 동일한 성격의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들에 대한 손해배상 금액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5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지난해 국민연금이 대법원에서 최종 442억원 배상을 확정받은 유사 사건 등을 포함하면 총 배상금액 규모는 원금만 1228억원이며, 법조계는 지연이자를 포함하면 총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주가가 떨어지면 손해를 회복하기 어려운 주식과 달리 회사채는 원리금을 회수하거나 출자전환으로 받은 주식을 되팔아 손해를 변제할 수 있어, 그간 배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후적으로 투자금이 회수됐어도 과대평가된 신용등급을 믿고 비싼 값에 회사채를 사들인 기관 투자자들의 ‘기회비용’에 대해서도 별도 배상해야 한다고 봤다.
한화오션 측은 이번 재판 과정에서 ‘배상해야 할 손해가 없다’는 취지로 맞섰다. 원고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채의 원리금을 상환받았고, 일부는 출자전환을 통해 받은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손해를 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의 손해는 정상가격보다 높은 값에 회사채를 매수했다는 것”이라고 짚으면서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분식회계 사실이 시장에 공표된 뒤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상환 능력이 대폭 개선돼 우연히 회사채 원리금이 상환됐다고 해도, 이는 당초 회사채를 정상가격보다 비싸게 취득함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와는 관련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회사채를 정상가격보다 높은 값에 취득하면서 생긴 손해를 전적으로 원고가 부담하는 것은 한화오션이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지지 않은 것으로 부당하다”면서 “손해배상금액은 실제 지출한 회사채 매입대금에서 분식회계가 없었을 경우 형성됐을 정상취득가격을 빼는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고 중 하나인 사학연금의 경우 분식회계로 거짓 기재된 재무제표 등을 믿고 2015년 500억원을 들여 신용등급 A+(우량등급)의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사들인 바 있다.
재판부는 분식회계가 없었을 경우 한화오션 신용등급은 B-(투기등급)으로 감정된다고 보고, 당시 정상취득가격을 402억원으로 판단해 사학연금에 차액 98억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