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협상의 새 단계 주도할 것”
해외 군사 개입에 소극적 입장

미국과 이란이 휴전 발표 하루 만에 상대방의 합의 위반을 경고하고 갈등을 빚으면서 ‘조건부 평화’가 출발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번 주말 파키스탄에서 열릴 예정인 대이란 협상팀을 이끌 예정이다. 불안정한 휴전을 실제 협상 국면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이란과의 직접 협상을 위해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협상 총괄 역할을 J.D. 밴스 부통령에게 맡겼다. 협상은 11일 오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 측 협상단에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합류한다.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은 형식상 ‘대표단 협의’지만 실질적으로는 밴스 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구도다. 캐롤라인 래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밴스 부통령이 협상의 새로운 단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 협의에서는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목을 바탕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이 요구해 온 핵 개발 포기나 친이란 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 등에 대한 이란의 입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미 우라늄 농축 권리를 둘러싼 인식 차가 드러나고 있어 이견을 좁히는 것이 관건이다.
밴스 부통령은 2028년 미국 대통령선거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라이벌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공화당 내 지지를 넓혀가고 있다. 협상 성과에 따라 차기 주자 입지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은 단순 외교 이벤트를 넘어 정치적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밴스 부통령은 전투 개시 초기 단계에서 이란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계획을 지지했지만 전쟁 장기화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해왔다. 해외 군사 개입에 소극적인 ‘억제파’의 대표적인 정치인이자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자제를 촉구하는 몇 안 되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협상 상대로 해외 군사 개입에 소극적인 밴스 씨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를 기용함으로써 성과를 낼 기회를 준 셈이다.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지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다만 협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이란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반발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호르무즈해협이 열리지 않는다면 휴전을 유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휴전 합의 이후에도 이란 인근의 병력과 전력을 유지하면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