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경계선 기업 발굴·수요 창출 구조 함께 필요”
중기부, 차세대 유니콘 펀드 중심 성장자금 공급 본격화

중소벤처기업부가 차세대 유니콘 육성을 위한 모태펀드 장기·스케일업 투자 확대 방안을 놓고 업계와 정책 방향을 점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투자업계와 기업들은 인공지능(AI)·딥테크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장기 자금 공급과 민간 자금 유입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기부는 9일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투자에서 노용석 제1차관 주재로 ‘모태펀드 장기·스케일업 투자 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모태펀드 스케일업·장기 펀드 운용사와 투자기업, 전문가 등이 참석해 차세대 유니콘 발굴·육성을 위한 모태펀드의 역할과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한국벤처투자는 ‘차세대 유니콘 펀드’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차세대 유니콘 펀드는 작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돼 출범한 ‘NEXT UNICORN Project(차세대 유니콘 육성 프로젝트)’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차세대 유니콘 펀드는 프로젝트의 3번째 단계로 민간 투자와 정책금융을 결합해 민·관 협업을 기반으로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차세대 유니콘 육성 프로젝트는 △스타트업 단계 기업당 20억원 △스케일업 단계 100억원 △유니콘 단계 600억원 이상과 해외 진출 지원 구조로 설계됐다. 민간 벤처캐피털 등이 인공지능(AI)·딥테크 등 성장 유망 기업에 먼저 투자하고 추천하면 한국벤처투자와 기술보증기금이 투자와 보증을 동시에 심사해 기업당 총 600억원 규모의 성장 자금을 공급한다. 세부적으로는 민간 VC 200억원 이상 투자와 모태펀드 200억원 매칭투자, 기술보증기금 200억원 투자연계보증이 결합된다.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는 모태펀드 스케일업 펀드 투자 사례와 성과를 발표했다. 투자 유치 이후 미국 보스턴에 진출한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사례를 들어 스케일업 단계 대규모 투자가 사업 확장과 글로벌 진출을 가속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방향 논의에서는 장기 투자 필요성이 제기됐다. 차세대 유니콘 육성 프로젝트의 딥테크 분야 스케일업 펀드를 운용하는 KB인베스트먼트 윤법렬 대표는 딥테크 분야 특성상 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운용이 필수적이라며 장기 투자 계획을 수립한 운용사를 우대하는 정책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장에서는 업종별 애로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정부는 이미 시장에서 자금이 충분히 몰리는 기업보다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민간 투자를 받지 못하는 기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투자를 받지 못해 사라질 뻔한 기업 가운데서도 유니콘으로 성장할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한 1세대 바이오 기업인들의 산업 안목과 선별 기준이 펀드 운용에 반영되면 더 나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홍 보스반도체 대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기술 개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반도체는 결국 누군가 실제로 써줘야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성장한 배경에도 정부 차원의 초기 수요 창출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도 수요기업이 초기 레퍼런스를 만들어주는 구조가 마련돼야 팹리스 기업의 투자와 성장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상현 콘텐츠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콘텐츠 산업의 스케일업 자금 공백을 언급했다. 그는 “3000억원 이하 자금 시장에서는 VC 커버리지가 비교적 잘 작동하고, 1조원 이상 시장에서도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그 사이 구간은 비어 있는 영역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유니콘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라며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장기·스케일업 투자를 확대하고 민간 자금 유입을 촉진해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