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가 17년째 베일에 싸인 사토시의 유력 후보로 영국 출신 암호학자 애덤 백을 지목하면서다.
8일(현지시간) NYT 탐사보도 전문 기자 존 캐리루는 약 18개월간의 추적 끝에 애덤 백이 사토시 나카모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NYT는 사토시가 남긴 게시글과 이메일, 초기 암호화폐 커뮤니티 자료 등을 광범위하게 분석했고, 문체와 철자, 문장 습관, 활동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대조했다. 그 결과 백이 가장 유력한 인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NYT가 핵심 근거로 제시한 것은 '언어적 흔적'이다. 사토시가 사용한 영국식 영어 표현과 하이픈(-) 사용 습관, 특정 단어 선택 방식이 백의 오래된 글과 여러 지점에서 겹친다는 것이다. 또 사토시가 비트코인을 설계하고 활동하던 시기와 백의 온라인 활동 패턴이 맞물린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백이 활발히 등장하던 시기와 자취를 감춘 시점, 다시 공개 활동을 시작한 시기가 사토지의 등장과 퇴장 시기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기술적 이력도 주목받았다. 애덤 백은 1997년 '해시캐시(Hashcash)'를 고안한 인물이다. 해시캐시는 비트코인 작업증명(PoW) 구조의 선행 기술로 자주 거론된다. 실제 비트코인 백서에도 해시캐시가 언급돼 있어, 백은 오래 전부터 '사토시 후보군'에 빠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는 1990년대 사이퍼펑크 운동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부 개입을 최소화한 디지털 화폐와 개인정보 보호 기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 역시 의심을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백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나는 사토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자신이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와 암호화, 전자화폐의 사회적 영향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왔고 1992년부터 관련 응용 연구에 참여해 해시캐시 같은 아이디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사토시의 정체를 둘러싼 오보와 추정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돼 왔다.
대표적으로 사토시로 지목됐던 인물은 비트코인 초기 개발자인 할 피니다. 그는 비트코인을 최초로 채굴하고 이체받은 사람으로 알려졌다. 피니는 자신이 비트코인을 만들었다는 의혹은 부인했지만, 사토시로부터 첫 번째 비트코인 거래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같은 해 미국의 주간 잡지 뉴스위크는 일본계 미국인 엔지니어 도리안 나카모토를 사토시로 지목했다. 이름이 같다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지만, 도리안은 해당 보도 이전까지 비트코인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개발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스스로 사토시라고 주장하는 인물도 등장했다. 2016년 호주 컴퓨터 프로그래머 크레이그 라이트가 스스로 사토시라고 주장하며 관련 증거를 제시했지만, 영국 법원은 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이 과정에서 일론 머스크까지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스페이스X 인턴 출신인 사힐 굽타가 머스크를 사토시라고 지목하면서다. 하지만 머스크는 해당 주장에 대해 "비트코인 초기 개발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며 직접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