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의 경고…“AI, 일자리 빼앗으면 소득·경력 ‘장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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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로 일자리 잃은 근로자
새 직장 찾는 데 1개월 더 걸려
재취업 이후에도 실질소득 3% 감소
“이미 미국서 매월 1.6만개 일자리 감소”

▲인공지능(AI) 반도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지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제는 실직 그 자체보다 이후의 경력 경로라는 경고가 나왔다. 기술 변화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는 단순한 일시적 충격이 아닌 장기적 경제 타격을 겪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1950~1980년대생 미국인 2만여 명을 추적한 40년 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 충격과 노동시장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비교적 안정적인 직종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과 비교했을 때 전화 교환원이나 타이피스트처럼 기술 변화의 영향을 받은 직종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단기적 및 장기적 타격을 모두 더 크게 겪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피에르 프란체스코 메이와 제시카 린델스 이코노미스트는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는 그 영향을 받은 근로자들에게 지속적인 비용을 초래해 수년 동안 고용시장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의 데이터에 따르면 자동화의 영향을 받은 분야에서 실직한 근로자들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 한 달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동화에 취약한 근로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얻은 뒤 실질소득이 3% 감소하는 반면 다른 분야의 근로자들은 미미한 영향만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장기 영향이다. 기술 혁신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실직 이후 10년 동안 실직 경험이 없는 노동자 대비 약 10%포인트(p) 낮았다. 다른 산업 실직자들보다도 5%p 뒤처졌다. 연구진은 주된 원인 중 하나에 대해 “기술 혁신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자신의 기술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직업적 하향 이동’을 겪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는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더욱 심화시킨다. 경기 침체 시기 자동화가 진행 중인 직종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실업 기간이 3주 더 길어지며, 향후 실업에 처할 가능성도 더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근로자 재교육 프로그램이 실업자들의 임금 손실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AI가 노동시장에 얼마나 파괴적인 변화를 가져올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AI가 근로자의 기술을 보완하고 생산성을 높여 노동자들의 처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만약 AI로 인해 상당한 일자리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동시에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가 생겨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고용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AI로 인해 매달 약 1만6000개의 일자리가 순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데이터건설을 위한 신규 채용이나 AI로 인한 생산성 및 소득 증가로 발생하는 추가 수요가 일부 이를 상쇄하겠지만 그 수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 글로벌 경제팀은 향후 10년 동안 AI로 인해 미국 근로자의 6~7%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으며, 실업률은 최대 0.5%p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점쳤다.

한편 AI로 인한 변화에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 집단으로는 청년층과 대졸 노동자가 꼽혔다. 이들은 기술 변화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 가운데서도 누적 소득 감소 폭이 다른 노동자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는데, 이는 그들이 역할 전환을 더 유연하게 해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AI의 부담이 특히 신입 졸업생들에게 크게 닥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젊은 근로자들은 실제로 더 유연하게 적응해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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