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치즈·천연원료 자동화 기업 성장 사례도…민간 중심 생태계 육성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과 네트워크 부족으로 사업화 문턱을 넘지 못하던 푸드테크·그린바이오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정부가 단순 지원을 넘어 민간 투자 연결에 힘을 싣기 시작하면서, 농식품 신산업도 이제는 초기 육성보다 ‘스케일업’이 더 중요한 단계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기술 개발에 머물지 않고 실제 생산 확대와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서울 코엑스에서 푸드테크·그린바이오 유망기업과 투자 운용사를 연결하는 투자 교류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관련 기업 40개사와 전문 투자 운용사 11개사가 참여했다. 소수 기업 발표 중심의 일반적인 투자설명회(IR)와 달리, 더 많은 기업이 투자사와 직접 접촉해 후속 투자 논의까지 이어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창업 7년 미만 초기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폭넓게 참여해 기술 검증과 시제품 제작, 양산, 시장 확대 등 사업화 단계별 투자 수요를 논의할 수 있도록 자리를 꾸렸다.
참석 기업은 푸드테크와 그린바이오 분야에서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곳들로 구성됐다. 푸드테크는 식물기반 식품, 세포배양 식품, 개인맞춤형 식품, 간편식품, 삼차원식품프린팅, 새활용식품(식품업사이클링), 식품 스마트 제조, 친환경 포장 기술, 식품 스마트 유통, 외식 혁신 서비스 등 10대 핵심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그린바이오는 종자, 미생물, 천연물, 동물용 의약품, 곤충, 식품소재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지자체와 관련 단체 추천을 받은 기업들이 참여했다.
정부가 이런 투자 연결에 공을 들이는 것은 농식품 신산업의 병목이 기술 자체보다 자금 조달과 사업화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모태펀드는 13개 자펀드를 통해 3179억원 규모로 결성돼 2010년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민간투자 비중도 전년 44.5%에서 64.6%로 높아졌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가능성을 인정받더라도 생산 확대와 시장 안착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성장이 더뎌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정부는 민간 투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 정책금융이 기업 성장의 발판이 된 사례도 있다. 식물성 원료와 발효기술을 접목한 비건 치즈 제조 기술을 개발한 푸드테크 기업은 2020년과 2022년 농식품모태펀드를 통해 55억원을 투자받은 뒤 2022년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또 천연원료 기반의 한방 제약을 진단부터 조제까지 자동화한 시스템을 개발한 그린바이오 기업은 2023년과 2025년 농식품모태펀드를 통해 40억원을 투자받고 CES 2025 혁신상을 받았다.
현장에서도 기대감이 감지됐다. 한 참가 기업 관계자는 “창업 기업이 전문 투자 운용사와 직접 만날 기회가 흔치 않은데, 오늘 한 곳에서 여러 투자 운용사에게 우리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조만간 실질적인 투자 논의를 이어가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푸드테크와 그린바이오 산업이 민간 주도의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미래 먹거리 산업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