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할 이유가 다르다”… 호봉제 은행 vs 성과급형 증권 [증권이 금융을 삼킨다 中-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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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산업의 무게중심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통의 강자였던 은행이 ‘이자 장사’ 논란과 엄격한 규제의 덫에 갇혀 주춤하는 사이, 증권사들은 ‘자본의 꽃’으로 불리며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이익 체력이 시중은행을 추월하는 ‘골든 크로스’ 현상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본지는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증권과 은행의 위상 변화와 그 배경, 은행권의 대응 전략을 짚는다.

시중은행 직원 평균 1.2억…증권사와 6천만원 차
증권에선 직원이 대표이사 연봉 뛰어넘기도
기본급 중심 은행 VS 성과급 중심 증권
“생산적금융 추진 맞춰 은행권 KPI 손봐야”

일부 증권사가 은행과의 실적 격차를 바짝 좁히는 배경에는 규제 완화뿐 아니라 ‘성과주의’로 대변되는 파격적인 보상 체계와 조직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이미 ‘실적이 곧 보상’으로 직결되는 문화가 뿌리내린 지 오래다. 최근에는 영업 현장의 평직원이 대표이사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사례까지 속출하며 성과급 제도의 위력을 증명하고 있다. 반면 은행권은 여전히 호봉제와 직급 중심의 보수 구조가 공고해 우수 인재 유인과 조직 활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업금융(IB) 확대를 추진 중인 주요 은행들 사이에서는 고민이 깊다. 증권사와 진검승부를 벌이기 위해서는 생산적 금융에 걸맞은 유연한 인센티브 체계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직원 1인 평균 보수액은 1억2275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요 증권사(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메리츠증권)의 직원 평균 보수액은 1억8793만 원으로, 은행권보다 6518만원 높았다. 대표이사 평균 보수액도 시중은행은 10억1100만원, 증권사는 20억1500만 원으로 약 10억 원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증시 활황에 따른 실적 개선이 보수총액 중 인센티브 비중이 높은 증권사 임직원 보수에 빠르게 반영된 결과다.

증권사에서는 격차가 평균보다 ‘상단’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증시 활황에 따라 직원 인센티브 규모가 커지면서 ‘대표이사보다 더 받는’ 고액 연봉자도 등장했다. 지난해 보수 기준 10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은 윤창식 메리츠증권 영업이사였다. 윤 이사는 지난해 89억1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20억9921만원을 받은 장원재 대표보다 4배 이상 많은 연봉을 받았다.

다올투자증권에서도 직원이 대표이사 연봉을 넘어서는 사례가 나왔다. 박신욱·최동혁 수석매니저와 고윤석 매니저는 지난해 20억~30억원대 보수를 받아 같은 해 18억900만원을 받은 이병철 대표이사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다. 특히 이들 보수총액의 90% 이상은 성과급이 차지했다. 실제 증권사들은 개인 실적 중심의 성과급 체계를 운영하는 만큼, 고객 자산을 얼마나 끌어오고 얼마의 수익을 냈는지가 보수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임급이라도 고객이 많고 수익률이 높으면 임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며 “고객을 직접 유치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구조인 만큼 개인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에서는 직원 보수가 대표이사를 뛰어넘는 현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은행권은 기본적으로 호봉제와 직급 체계를 바탕으로 기본급 비중이 높고, 개인 단위 영업 실적보다 지점 KPI와 조직 평가를 중심으로 성과급이 결정된다. 지급 방식도 기본급 연동형으로 설계돼 있어 개인 성과가 곧바로 연봉으로 반영되기보다 조직 단위 평가와 건전성 지표 등이 함께 반영되는 구조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퇴직자를 제외할 경우 정상혁 신한은행장(15억7000만 원), 이호성 하나은행장(9억900만 원), 정진완 우리은행장(8억5100만 원) 등 행장 보수가 조직 내 최상위 수준을 형성했다. 이들 보수총액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15~50% 수준으로, 증권사보다 기본급 비중이 높은 구조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호봉제 성격이 강해 개인이 벌어온 수익을 그대로 보수에 반영하는 구조가 아니라 지점 실적과 조직 평가를 바탕으로 성과급이 산정된다”며 “기본급 대비 일정 비율로 지급되기 때문에 직원 연봉이 대표이사나 임원을 뛰어넘는 구조는 사실상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증권업이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고위험·고수익 구조인 만큼 성과에 따른 보상 수준이 더 높은 것은 자연스럽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은행권에서도 가계대출에서 기업금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만큼 단순 대출 실적보다 기업 발굴과 선별 역량이 제대로 평가받는 인센티브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에서는 대출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기업을 발굴했고 얼마나 정교하게 선별했는지를 평가하는 인센티브 구조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위험을 더 지는 것이 아니라 감수할 만한 위험인지를 가려내는 선별 능력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 내 개별 대출담당자부터 은행 조직 전체까지 선별 노력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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