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프라 피격에도 해협 통제권 쥐고 버티는 중
폭격 몇 시간 만에 미사일 재가동 등 회복력도 변수
한국, 홍해마저 봉쇄되면 막대한 경제적 충격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전쟁 분석가들을 인용해 전쟁이 거의 끝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이 참혹한 전장에서의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을 “결정적이고 압도적인 승리”로 묘사했다. 그는 “이란 미사일과 드론 시스템은 극적으로 축소됐고 그들의 무기 공장과 로켓 발사대는 산산조각이 나는 중”이라며 “이란에서의 임무 완료가 매우 가까워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시 “합의 시한이 48시간 남았다”면서 이란에 합의를 종용했다. 이는 공습만으로 문제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했다.

그레고리 브루 유라시아그룹 이란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협 봉쇄가 처음에는 미국을 압박하고 세계 경제를 인질 삼으려는 전술이었다고 해도 이제는 이를 막대한 전략적 이익이자 경제·금융 잠재력의 원천으로 보고 이를 체계화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란은 전후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세를 매길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회복력이 빠르다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를 난처하게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 폭격을 받은 지하 미사일 벙커와 사일로를 몇 시간 만에 재가동시켰다는 내용이 담긴 미 정보당국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상당량의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고 피격 시에도 이를 신속하게 복구하고 있다.
NYT는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발사대를 벙커나 동굴에 숨겨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이란은 종전 후에도 지역을 위협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미사일 발사 능력을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그 밖에도 드론과 대함 미사일 역량을 해협 통제권 확보에 집중시키고 미국인 사상자를 통해 미국 내 여론을 반전 분위기로 유도하는 등 비대칭 접근 방식으로 미국의 파상 공세를 버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예멘 후티 반군을 통해 홍해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런 위협이 현실화하면 원유 수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은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를 피해 일부 원유를 홍해 쪽 얀부항으로 돌리고 있는데 이 길마저 막히면 우회 여력은 더 줄어든다. 아울러 해상운임·보험료 상승, 정유·석유화학업계 원가 압박, 소비자물가 상승 등 복합적인 위기에 놓인다.
맥쿼리 분석가들은 지난달 말 제시한 극단적 시나리오에 “전쟁이 6월까지 지속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폐쇄된 상태를 유지하면 유가가 사상 최고 수준인 배럴당 2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은 40%”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이는 홍해 봉쇄 가능성은 반영되지 않은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