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B "韓 물가 3% 뚫을 것"⋯공산품·서비스 고물가 도미노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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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8개 IB, 올해 물가 전망치 2.0%→2.4% 상향…OECD도 2.7%로 상향
3월 공업제품·에너지 물가지수 역대 최고…환율 1500원 돌파 겹악재
유가 급등에 1분기 서비스 물가 2.4% 껑충…농산물·항공료 직격탄 우려

중동발 고유가와 달러당 1500원을 넘어선 고환율이 맞물리면서 한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스톰'이 몰아치는 양상이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한 가운데 에너지와 공업제품, 서비스 물가 지수가 줄줄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추가 인하와 석유 최고가격제 등 총력 대응에 나서며 방파제를 쌓고 있지만 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본격 반영되는 하반기부터는 전방위적인 물가 도미노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월 말 평균 2.0%에서 3월 말 2.4%로 0.4%포인트(p) 급등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전망치(2.2%)를 웃도는 수준으로, 바클리(2.5%), 씨티(2.6%), 골드만삭스(2.4%) 등 대다수 기관이 눈높이를 연달아 높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7%로 0.9%p 끌어올렸다. 특히 전망치를 2.6%로 가장 높게 잡은 JP모건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2.6%에 이르고, 중동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5~9월에는 3%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 또한 4~9월 물가 상승률이 2.8~3.3%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IB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1500원 선을 뚫은 고환율까지 겹쳐 이중의 물가 충격을 받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의 여파는 이미 실물 지표로 확산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에너지 물가지수는 경유(17.0%), 등유(10.5%), 휘발유(8.0%) 가격 상승에 힘입어 142.89를 기록해 201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썼다.

유가에 민감한 공업제품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118.80으로 치솟으며 198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내구재(2.0%), 섬유제품(2.2%), 출판물(3.2%) 등도 고공행진을 주도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더 큰 문제는 국제 유가 상승분이 공산품에 온전히 반영되는 데 3~6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월 말 시작된 중동 전쟁의 진정한 물가 여파는 6월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 정도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또한 중동전쟁이 조기에 끝나더라도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부담과 추가 물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비스 물가와 밥상 물가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1분기 서비스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 오르며 3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2%로 5분기 연속 3%대를 맴돌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뛰어오름에 따라 당장 4월 발권되는 항공권부터 적용되는 유류할증료가 최대 3배 이상 뛰어 국제항공료 등 서비스 물가를 직접적으로 밀어 올릴 예정이다.

여기에 농산물 시장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나프타와 비료 수급 불안이 겹치면서 심각한 파동이 우려된다. 올해 1분기 농산물 물가는 2.1%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파종 시기를 맞아 불거진 원자재 수급 문제와 농업용 난방유 가격 급등이 시차를 두고 판매 가격을 상승시킬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농산물 등 원자재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공장 가동 차질과 일자리 감소 등 실물 경제 전반의 침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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