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종전 기대와 확전 우려가 교차하면서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사이 외국인은 6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기관은 5조원 넘게 받아내며 하방을 지지했고, 개인은 ‘내리면 사고, 오르면 판다’는 전략을 충실히 이행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9070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3140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은 5조199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는 한 주 내내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3월 30일 2.97%, 31일 4.26% 내린 뒤 4월 1일에는 8.44% 급반등했다. 그러나 2일 다시 4.47% 밀렸고 3일 2.74% 오르며 5377.30에 한 주간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중동 정세를 둘러싼 해석이 수시로 바뀌면서 투자심리도 흔들린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매 거래일 팔자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2조950억원, 31일 3조8390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 1일에도 6410억원어치를 팔았다. 2일 순매도 규모는 1370억원으로 줄었지만, 주 후반까지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3일에야 8040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며 일부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도 나타났다.
방어적 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외국인의 주간 순매수 상위종목은 삼성전기 181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560억원, 현대로템 1270억원, 삼성SDI 1070억원, SK이터닉스 740억원 순이었다. 한화시스템 660억원, HD현대에너지솔루션 630억원, 한국항공우주 520억원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방산과 전력·에너지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유입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조8490억원, SK하이닉스는 1조9570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30일 48.70%에서 이달 3일 48.40%,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53.05%에서 52.57%로 모두 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개인은 전형적인 역추세 매매를 이어갔다. 3월 30일 8950억원, 31일 2조44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피가 8% 넘게 급등한 1일에는 3조7630억원을 순매도했다. 2일 지수가 다시 급락하자 1조2100억원을 순매수했고, 3일 반등장에서는 2조950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락 구간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상승 구간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패턴이 뚜렷했다.
개인은 SK하이닉스를 1조137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이어 HD현대중공업 2030억원, 대우건설 1360억원, 현대차 1270억원, NAVER 1140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SK스퀘어 880억원, 산일전기 720억원, 한국전력 650억원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4070억원 순매도해 종목별 대응은 차별화됐다. 일 단위로 팔고 사는 종목이 빠르게 바뀐 영향으로 보인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는 한국을 떠났다기보다는 매매로 수익을 실현한 것에 가깝다”며 “외국인의 포트폴리오가 가벼워져 움직일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커졌고, 반도체에서 다른 곳에 눈을 돌릴 가능성도 열어둘 때”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