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석유와 가스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 관리를 위한 새 규약을 오만과 함께 만들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의 전쟁이 종료된 후에도 자신들의 통행 규칙을 요구하기 위한 법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통신사 IRNA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감독하기 위한 규약을 작성 중이다”라고 발표했다.
이 규약은 정전 후 평시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이 연안국인 이란·오만과 사전 조율을 거쳐 통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은 이란·오만과 필요한 모든 협정을 체결하고, 사전에 필요한 허가와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요구 사항은 제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이란 의회는 지난달 30일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공식적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은 미국·이스라엘 측과 이란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급격히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각국은 해상 및 육상 대체 경로를 검토하고 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지금은 전쟁 상태로 전쟁 이전의 규칙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면서 "침략국과 그들을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항행 제한 등 금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피력했다.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이 해협의 폐쇄로 유가와 운송 및 보험 비용이 상승해 전 세계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 가리바바디는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돼 있으며 통행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가 침략에 직면했을 때는 이동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한다”며 “우리는 현재 전쟁 상태에 있으며, 전시 상황은 평시 규칙에 의해 통제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하에 있는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 관련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러한 행위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자위권도 강조했다. 가리바바디는 “이란 시설이 제3국 영토에서 공격받을 경우, 해당 국가 내 유사 시설도 비례적 대응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따른 정당한 자위권”이라고 밝혔다.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관련해서는 이란이 조약을 계속 준수해 왔다고 강조하면서도, 자국내에서 이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리바바디는 “의회 내 탈퇴 제안을 포함해, 왜 이란이 계속해서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알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개시한 후 중동 지역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공격으로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를 포함해 현재까지 134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 군사 및 금융 자산이 있는 요르단과 이라크 등 걸프국가들을 겨냥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보복 대응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