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치금 줄고 증시 대기자금 늘고…투자자금 이동 뚜렷
ETF 자금도 신중…규제 완화 기대에도 반등 시점은 불투명

올해 1분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대금이 한국거래소의 8분의 1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거래소 예치금은 줄고 증시 대기자금은 급증하면서 투자자금이 코인 시장보다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해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도 선별적으로 움직이며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관망 기조를 드러냈다.
2일 더블록에 따르면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1분기 합산 거래대금은 333조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거래대금 2586조원의 약 13% 수준에 그쳤다. 1분기를 지나면서 국내 투자자금 흐름이 가상자산보다 증시 쪽으로 기우는 흐름이다.
가상자산 투자자 이탈은 예치금 감소에서도 드러난다. 공시에 따르면 업비트의 고객예치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5조8300억원으로 2024년 말 약 8조4800억원과 비교해 31%가량 줄었다. 빗썸의 회원예치금도 같은 기간 약 2조2600억원에서 2조350억원으로 10% 안팎 감소했다.
반면 증시 대기자금은 빠르게 불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해 말 54조242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0조2889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 매도 후 찾아가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로 유입 가능한 대표적인 대기성 자금이다.
자금 이동의 배경에는 가상자산과 국내 증시의 엇갈린 수익률이 자리한다. 비트코인이 연중 20% 넘게 하락한 반면 코스피는 20% 넘게 상승하면서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인 증시로 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도 1분기 내내 ‘극도의 공포’에서 ‘공포’ 구간에 머물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해외 제도권 자금 흐름도 전반적으로는 신중한 모습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는 1분기 기준 순유출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ETF는 3월 들어 순유입 전환했지만, 이더리움 ETF는 5개월 연속 순유출 흐름을 이어갔다. 기관 자금이 시장 전반에 공격적으로 유입됐다기보다 비트코인 중심의 제한적 선별 유입에 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 부진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클래리티 법안) 입법 마무리 지연과 가격 횡보에 따른 관망 심리가 꼽힌다. 다만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협업을 강화하고, 디지털 자산의 특성과 기능에 따른 분류 해석을 제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규제 불확실성을 다소 완화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시장 반등 시점이 아직 불투명하다고 본다. 신승윤 LS증권 연구원은 “추후 가상자산 시장 반등 시나리오는 시장 전반의 쇼크로 인한 유동성 보강 정책 개시, 금융시장 규제 완화에 따른 머니무브 등이 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추가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스 변화와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유동성 방출에 따른 가상자산 시장 내러티브 전환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